현대차 자율주행 '깐부' 엔비디아 플랫폼 '알파마요' 도입 속도 낸다

유선일 기자
2026.01.13 17:27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0일 밤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지포스(GeForce) 한국 25주년을 기념해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엔비디아와의 '자율주행차 사업 동맹'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연내 출시할 자율주행 플랫폼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해 테슬라 등 선두업체와 격차 좁히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알파마요는 엔비디아의 첫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가 최근 미국에서 열린 'CES 2026'에서 공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CES 엔비디아 부스를 방문해 알파마요에 대한 설명을 주의 깊게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와 가진 30분 동안의 비공개 면담에서도 같은 주제가 논의 테이블에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이 플랫폼의 도입과 관련 "가능성은 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테슬라 등에 뒤처진 자율주행차 사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알파마요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알파마요의 자율주행 구현 접근방식이 VLA(시각·언어·행동)인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VLA는 센서를 활용해 보행자 등 시각 정보를 수집해 언어 개념으로 해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량의 행동을 결정하는 '추론' 방식이다. 반면 테슬라가 활용하는 E2E(엔드투엔드)는 대량의 주행데이터를 학습해 시각 정보에서 바로 행동을 도출하는 식이다. 기술적 우위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자율주행 사업 '후발주자'로서 선두기업 대비 축적한 주행데이터가 적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E2E보다 VLA가 유리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미국 테슬라나 중국 자율주행차 업체는 오랜 기간 주행데이터를 쌓았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이 부분이 취약하다"며 "알파마요를 활용하면 축적한 데이터가 많지 않더라도 빠르게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 이미 자율주행차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는 만큼 알파마요 적용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두 회사는 자율주행차·스마트팩토리·로보틱스 분야 혁신을 위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플랫폼 '옴니버스' 등을 활용해 지역별 주행 환경·조건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시뮬레이션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 과정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알파마요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로 공개된 것도 장점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기업이 알파마요를 활용해 자율주행 모델을 개발하면 테슬라·웨이모와 같은 폐쇄형 모델보다 빠르게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앞서 알파마요 도입을 확정한 메르세데스-벤츠뿐 아니라 스텔란티스·BYD·지리 등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부문 협력업체들도 향후 이 플랫폼을 들여올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 생태계에 종속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를 무료 배포해 회사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의존도를 높인 사례를 감안해 알파마요를 도입하더라도 과도하게 의존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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