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 품은 ABC마트, 신발숍 1위 굳힌다

하수민 기자
2026.01.26 04:06

이랜드와 200억~300억 계약...점유율 50%→70% 확대 기대
무신사 오프 진출 견제도 가능...일본계 기업 시장장악 우려도

이랜드가 슈즈 멀티숍 '폴더'를 ABC마트에 매각하며 국내 신발 멀티숍 시장이 사실상 '1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미 시장점유율 과반을 차지한 ABC마트가 폴더 매출까지 흡수할 경우 경쟁사와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일본계 기업이 국내 오프라인 신발 유통시장을 과도하게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슈즈 멀티숍 폴더를 ABC마트코리아에 매각한다. 거래방식은 자산양수도다. 매각가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의 브랜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이랜드가 신속한 자산 효율화와 유동성 확보에 방점을 찍은 결정으로 해석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가장 큰 수혜자는 단연 ABC마트다. 국내 슈즈 멀티숍 시장규모는 약 1조원으로 추정되는데 2024년 매출 6589억원을 기록한 ABC마트는 이미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업계 3위 사업자인 폴더의 매출을 흡수하면 ABC마트의 외형은 7500억원대로 확대되고 점유율은 7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마켓, 슈마커 등 경쟁사와 격차는 더욱 벌어지며 독주체제가 굳어지는 셈이다.

ABC마트 코리아  실적현황/그래픽=임종철

시장환경 역시 ABC마트에 유리하게 재편된다. 글로벌 슈즈 멀티숍 브랜드인 풋락커와 JD스포츠는 이미 국내시장에서 철수했으며 금강제화 계열 레스모아도 오프라인사업을 중단했다. 경쟁사 이탈로 생긴 공백을 ABC마트가 M&A(인수·합병)로 흡수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국내 슈즈 멀티숍 시장이 사실상 1강 체제로 재편되는 분기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ABC마트는 일본 본사인 ABC마트INC가 지분 99.96%를 보유한 일본계 기업으로 매년 60억~80억원 규모의 로열티를 일본에 지급한다. 이번 인수로 국내 오프라인 신발 유통시장의 과반을 일본계 기업이 차지할 경우 여론악화나 반독점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폴더 인수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무신사의 존재가 거론된다. 무신사는 '무신사 킥스'를 앞세워 오프라인 신발시장에 진출해 홍대 1호점을 시작으로 연내 10개 매장 확대를 선언했다. 이는 2030세대를 핵심 타깃으로 하는 폴더의 고객층과 상당부분 겹친다. ABC마트가 폴더를 품을 경우 무신사의 오프라인 확장을 사전에 견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ABC마트는 지난해 12월 무신사 성수스토어와 메가스토어 성수 오픈 예정지 맞은편에 팝업스토어를 열며 성수상권에 처음 진출했다. 해당 팝업은 두 달째 운영 중이며 빠르면 올해 1분기 내 정식매장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ABC마트는 지난해 매출이 역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 인수는 외형회복과 성장동력 재확보를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한국은 일본 다음으로 매출비중이 높은 핵심시장인 만큼 국내 지배력을 공고히 해 글로벌 본사에 대한 수익기여도를 유지하려는 목적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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