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 때문에 쿠팡 투자 손실"… ISDS 분쟁 번지나

하수민 기자
2026.01.26 04:10

美투자사 2곳 중재의향서 제출… 타기관 동참 여부 촉각

미국 투자사 그린옥스캐피탈(이하 그린옥스)과 알티미터캐피탈(이하 알티미터)이 쿠팡과 관련,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를 예고하면서 이들 외 다른 미국계 투자자로 분쟁이슈가 확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기업인 데다 지분을 대부분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구조여서다.

쿠팡 주요 기관 주주

현재 쿠팡 지분의 80% 이상을 외국계 기관투자자가 쥐고 있다. 상위 20개 기관이 전체 지분의 절반을 넘는 구조로 특정 규제나 정책이 기업가치 훼손으로 인식되면 일부 투자자의 문제제기가 다른 기관으로 번질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이번 ISDS 중재의향서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 이어진 정부 조사와 규제국면이 주가급락을 초래해 막대한 투자손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두 투자사는 한국 정부의 잇따른 현장조사와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특정 기업을 겨냥한 선택적 집행에 해당한다고 본다.

실제 쿠팡 주가는 지난해 11월말 개인정보 유출사실이 공개된 이후 하락세를 이어왔다. 국회 청문회와 정부 조사착수, 10개 이상 부처가 참여한 범정부TF(태스크포스) 구성 이후 주가가 20% 넘게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그린옥스와 알티미터의 지분가치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두 투자사가 공개적으로 문제제기에 나서자 시장에서는 이를 '주주방어 신호'로 해석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실제로 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약 5% 반등했다.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이들 2곳은 쿠팡의 초기투자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린옥스는 설립 초기 펀드자산의 상당부분을 쿠팡에 투자해 상장 당시 2대주주에 오른 곳으로 현재 보유지분은 줄었지만 기업가치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알티미터 역시 2021년 상장 직후부터 쿠팡 주식을 보유한 장기투자자로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다만 다른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곧바로 ISDS 중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블랙록, 피델리티, 뱅가드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개별 기업 이슈를 국가간 분쟁으로 확대하기보다 비공식 협의나 주주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그럼에도 투자업계에서는 분쟁이슈가 장기화할 경우 일부 중형기관이나 액티비스트(주주행동주의 투자자) 성향의 투자자들이 문제제기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관의 지분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규제리스크가 주주가치 훼손으로 직결되면 집단적 대응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추가 ISDS 가능성은 정부의 대응과 규제수위에 달렸다"고 말했다.

쿠팡은 미국 투자사의 ISDS 중재의향서 제출과 관련, "당사의 입장과 무관하다"며 "모든 정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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