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위해 자동차와 조선, 방산 등을 대표하는 우리 기업의 총수들과 정부 대표 등이 '팀 코리아'로 총력을 다한다. 핵심 당사자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더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현지를 찾아 글로벌 수주전에 직접 힘을 보탠다.
26일 정치권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끄는 캐나다 방산 특사단에 정 회장과 김 부회장이 합류한다. 특사단의 임무는 캐나다 측에 조선·에너지·첨단 제조 분야의 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시하고 CPSP 사업의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보유한 2400톤급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한 사업이다. 2030년대 중반쯤까지 3000톤급 신규 디젤추진잠수함 최대 12척을 확보하는게 목표다. 잠수함 계약 비용만 최대 20조원 규모다. 향후 30년 간 MRO(유지·보수·운용) 비용까지 포함하면 전체 사업 규모가 최대 60조원까지 늘어난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꾸린 '팀 코리아'는 CPSP 최종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오는 3월 최종 제안, 올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일정이 남았다. 경쟁 상대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다. 수주전은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한 대결로 판이 커지고 있다. 독일의 경우 CPSP를 위해 폭스바겐 등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배터리·에너지·광물 패키지를 거론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의 측면 지원이 효과를 발휘하면 수주전 흐름이 급격하게 바뀔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는 물론 로보틱스와 수소 등의 분야에서 캐나다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 등 국내의 또다른 대기업의 지원사격 가능성도 언급된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정해진건 아무 것도 없다"며 "서로에게 최대한의 이익이 되도록 모든 제반 여건을 고려해 캐나다 측과 신중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현지 생산시설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된 바가 없지만 한국-캐나다 협력 정책과 캐나다의 풍부한 천연자원 등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 역시 총력전 모드다. 최근 한화오션은 캐나다 에너지개발사 퍼뮤즈에너지와 캐나다 뉴펀들랜드·래브라도 지역 LNG(액화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의 공동추진을 위한 전략적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화오션이 이 프로젝트 개발과 엔지니어링, 금융조달, 선박건조, LNG 물류 등 LNG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통합역량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화오션은 록히드마틴캐나다에서 주요 방산사업을 이끌었던 글렌 코플랜드 전 임원을 캐나다 지사장으로 선임했다. 코플랜드 지사장은 캐나다 해군에서 22년간 복무한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다면 방산·조선업뿐만 아니라 에너지·철강·기초소재 등 전체 국내 산업 밸류체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가적 역량을 모아 반드시 사업을 따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