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매개로 한 배터리 협업에 한층 더 속도를 낸다. 미국 현지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관세 부담과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보조금 수혜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큐셀의 ESS 누적 계약 규모는 약 10GWh(기가와트아워)에 이른다. 2024년 5월 4.8GWh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날 5GWh 규모의 추가 공급 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첫 계약을 통해 검증된 양사의 제품 경쟁력과 현지 생산 능력이 연속적인 계약 체결의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력은 배터리부터 태양광 모듈까지 전 공정이 미국 현지 생산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강화 기조와 맞물린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부터 금지외국단체(PFE) 규정을 본격 시행하면서, 중국산 부품이나 핵심 광물 비중이 높은 배터리는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 내 ESS 설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두 기업이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배경이다. 실제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수요 증가로 태양광과 연계한 ESS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는 향후 5년간 미국에 총 317.9GWh 규모의 ESS가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한화큐셀은 미국 내 ESS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2024년 LG에너지솔루션과의 계약 이후 같은 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빅테크 기업 메타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ESS 복합단지의 EPC(설계·조달·건설)를 맡아 준공했다.
특히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비중국산 ESS용 배터리 확보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한화큐셀은 현재 미국에서 약 8.4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중에 잉곳부터 웨이퍼, 셀까지 일괄 생산하는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완공할 계획이다.
ESS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력을 재차 입증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테슬라로 추정되는 미국 기업과 약 6조원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ESS용 배터리 수주 잔고는 140GWh에 달한다.
올해 북미에서는 미시간 홀랜드·랜싱 단독 공장과 스텔란티스, 혼다 합작공장(JV) 일부 라인을 활용해 50GWh 이상의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ESS SI(시스템통합)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통해 배터리 관리·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사 확대에도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현지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한 북미 ESS 시장에서의 시너지가 기대되며, 향후 추가 협력 기회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