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조만간 방한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첨단산업 등 다방면의 협력방안을 논의하면서 민간 외교에 나선다.
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르면 이달 중 한국을 찾는 룰라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양국 간 외교 일정 등에 따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요 그룹 회장들과 'K뷰티'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등 중남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일부 기업인들도 룰라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우선 AI(인공지능)발 글로벌 산업 대전환 흐름 속에서 브라질과 협력 지점을 모색한다.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은 세계 10위의 데이터센터 보유국으로 163개 유닛을 운영 중이다. 특히 브라질은 전력의 85~9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나라로서 탄소 배출 절감과 값싼 전력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른바 '파워쇼어링(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 재생에너지가 풍부하고 저렴한 국가로 생산 거점을 이전하는 현상)'의 최적지로도 여겨진다.
신재훈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브라질 상파울루무역관 연구원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브라질은 장기적으로 남미 데이터센터 허브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와 전력 기자재, 냉각·공조시스템, IT(정보기술) 하드웨어 및 네트워크 솔루션 등에 대한 상당한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브라질 북부 마나우스(Manaus)에 현지 생산법인을 두고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세트 전반을 생산하고 있다. 마나우스는 브라질 정부가 손꼽는 핵심 첨단 산업단지다.
브라질에 대한 이 회장의 애정도 각별하다. 이 회장은 2001년 상무보 시절 삼성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후 첫 해외 출장지로 마나우스를 찾았다. 이후 2020년 설 명절 때도 연휴를 이용해 브라질을 방문했다. 당시 이 회장은 "과감하게 도전하는 개척자 정신으로 '100년 삼성'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자"고 말했다.
브라질 내 삼성 선호도도 높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주요 완제품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한 브라질 남성이 삼성 갤럭시 워치의 심장 이상징후 경고 덕에 병원을 찾아 생명을 건진 사례가 소개되면서 현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G7(주요 7개국) 회의가 열린 캐나다에서, 이어 11월 G20(주요 20개국) 회의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각각 룰라 대통령을 접견했고, 남아공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방한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