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네트워크' 통했다… 효성重, 7870억원 美수주 '잭팟'

김지현 기자
2026.02.11 04:07

초고압변압기·리액터 등 공급, 시장 점유율 1위 '질주'
멤피스공장 3억弗 투입 결실… 주가도 1년새 6배 껑충

효성중공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전력기기업체 가운데 단일 프로젝트 기준 역대 최대규모의 계약을 했다. 지난해 미국에 765㎸(킬로볼트) 초고압변압기, 800㎸ 초고압차단기 등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도 대규모 수주행진을 이어간다.

효성중공업은 10일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7870억원 규모의 765㎸ 초고압변압기·리액터 등 전력기기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 판매법인 하이코(HICO) 아메리카세일즈&테크가 미국 송전망 운영사로부터 수주해 본사로 재발주하는 방식으로 계약기간은 2031년 1월까지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미국 내 설치된 765㎸ 초고압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했다. 2010년대부터 미국 765㎸ 초고압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한다. 지난해에도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 등으로부터 765㎸ 초고압변압기, 800㎸ 차단기 등 대규모 전력기기를 수주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신규 수주액은 1조9658억원, 수주잔액은 11조9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효성중공업은 2001년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2010년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에 765㎸ 초고압변압기를 수출했다. 2020년부터 테네시주 멤피스에 변압기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멤피스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 초고압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경남 창원공장과 동일한 품질관리 시스템과 기술력을 적용해 현지 생산능력을 극대화했다.

특히 이번 역대급 계약에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조 회장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등 주요 에너지·전력분야 인사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과는 수차례 회동하며 신뢰를 쌓았다. 여기에 사프라 캐츠 오라클 CEO(최고경영자)와 스콧 스트라직 GE버노바 CEO 등과도 협력방안을 논의해왔다.

멤피스공장 인수 역시 조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아니었으면 이뤄지기 어려웠다. 조 회장은 인수부터 현재 진행 중인 증설까지 총 3억달러(약 4400억원)를 멤피스공장에 투입했다.

최근 미국은 AI데이터센터 건설 등으로 전력수요가 앞으로 10년간 25%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요 전력회사들은 765㎸ 초고압 송전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력기기 수요가 지속되며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5조9685억원, 영업이익 7470억원을 기록해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2월 40만~50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같은 해 7월14일 100만원선을, 10월29일 200만원을 각각 돌파했다. 지난달 28일에는 250만원을 넘어섰고 이어 30일에는 장중 267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미국 정부의 관세부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공급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며 관세의 상당부분이 판매가격에 전가됐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9~12월 미국으로 수출된 초고압변압기의 톤당 가격은 2만2269달러로 전년(1만9063달러) 대비 16.8% 상승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개발한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술을 앞세워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서 핵심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국내 창원공장에 HVDC 변압기 전용공장을 구축한 뒤 자체기술로 시스템 설계, 컨버터·제어기·변압기 등 기자재까지 생산한다.

효성 관계자는 "단순 기기 제조사를 넘어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본격화되는 미국 765㎸ 송전망 구축사업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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