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는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가 HBM 주력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다음달부터 해당 제품의 생산능력을 본격 끌어올린다. 올해 HBM4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양강구도가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다음달 엔비디아 등에 HBM4를 공급한다. 지난달말 진행한 실적발표에서 HBM4와 관련, "고객과 협의한 일정에 따라 진행하고 있으며 요청한 물량을 현재 양산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체계를 구축하고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지만 실제 공급은 다소 지연됐다. 엔비디아의 요구에 맞춰 일부 사양에 대한 리비전(기능수정)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달 출하를 시작하는 삼성전자보다 공급시점은 늦지만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고객관계와 생산물량을 바탕으로 HBM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마이크론의 HBM4가 엔비디아의 성능요구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HBM4 공급물량의 약 7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BM 생산능력에서 SK하이닉스는 경쟁사보다 앞선다는 평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의 월평균 HBM 생산량은 웨이퍼 기준 19만4000장으로 삼성전자(17만8000장)를 웃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299억달러(약 43조8000억원)로 지난해 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BM 전용라인이 구축된 충북 청주 M15X 팹(공장)이 하반기부터 가동되면 웨이퍼 기준 월 최대 8만~9만장의 HBM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HBM4 패키징 공간도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 팹에 패키징 관련 장비반입을 지속해왔고 최근 P&T(Package & Test)3 증축도 막바지 작업 중이다.
올해 M15X 가동확대와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 출시시점에 맞춰 HBM4 생산량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 하반기 HBM4 생산량이 기존 주력제품인 HBM3E(5세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본다.
엔비디아의 루빈 GPU(그래픽처리장치) 1개에는 32GB(기가바이트) 용량의 HBM4 8개가 탑재된다. 이전 세대 대비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약 50% 늘었다. 차세대 AI(인공지능) 슈퍼칩·랙 시스템인 '베라 루빈 NVL72'에는 루빈 GPU 72개가 들어간다. GPU용 HBM4만 총 576개가 필요한 셈이다.
올해 HBM4 시장의 양대 축 역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이달 HBM4 출하를 시작하며 '최초 공급' 타이틀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역시 HBM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평택캠퍼스 P4(4공장) 증설을 통해 10나노(㎚·1㎚=10억분의1m) 6세대(1c) 제품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HBM4에는 SK하이닉스보다 한 세대 앞선 6세대 공정이 적용된다.
HBM4에 10나노 5세대(1b) 공정을 적용 중인 SK하이닉스는 일반 D램에서 1c 공정전환을 추진한다. 연내 해당 공정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HBM과 함께 AI 반도체 핵심 메모리로 주목받는 GDDR(그래픽용 D램)7, 소캠2는 1c 공정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