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실적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1일 애경그룹에 따르면 핵심 계열사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86억원을 기록하며 5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고환율과 공급 과잉 상황에서 이뤄낸 실적 반등이라는 점에서 다른 LCC(저비용항공사)와 차별화되는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여객 수요 회복도 뚜렷한 모습이다. 지난달 제주항공의 수송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한 117만명에 달했다. 차세대 항공기 비중 확대를 바탕으로 한 체질 개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차세대 항공기 B737-8 2대를 도입하고 경년 항공기 1대를 반납해 평균 기령을 낮췄다. 연료 효율이 높은 항공기 비중 확대로 유류비 절감 효과도 거뒀다. 2025년 1~3분기 누적 유류비는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9%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7대를 추가 도입하고 경년 항공기를 감축할 계획이다. 조직 역량 강화로 운영 효율을 높이고 안전 관리 체계 강화, 핵심 운항 인프라 개선 투자 확대에도 나선다.
유통 계열사인 에이케이(AK)플라자와 마포애경타운도 백화점 운영 효율화와 비용 구조 개선으로 지난해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앞으로 AK플라자는 핵심 점포 중심의 경쟁력 강화,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 집중할 방침이다. 경기 수원점·분당점 등 주요 점포의 상품 구성(MD) 리뉴얼로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마케팅과 고객 제도 전반에 걸친 운영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
석유화학 계열사인 애경케미칼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 구조 전환, 신사업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아라미드 원료 TPC(Terephthaloyl Chloride)의 국산화 설비를 준공하고 연간 1만5000톤(t) 규모로 양산에 돌입한다. 이차전지 음극재용 하드카본 사업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바이오매스 기반 나트륨 이온 배터리용 하드카본을 개발해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현재 고객사의 대규모 파일럿 테스트를 위해 전주 공장에 연산 1300t 규모 설비를 증설 중이다. 향후 시장 상황과 수요에 따라 2만t 규모까지 단계적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유통 부문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과 효율화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며 "애경케미칼은 미래 성장을 위한 기술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온천 워터파크 '테르메덴' 등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항공 시장 재편에 적극 대응하고 케미칼 신사업 추진을 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