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영풍은 오는 3월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를 정관에 반영하고 발행주식 액면분할을 추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먼저 MBK·영풍은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명문화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상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기업 정관에 직접 반영하자는 취지다. 신주발행 시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관에 명시하자고도 제안했다.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향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희석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해 현지 합작법인 '크루서블JV'(Crucible JV)를 설립한 뒤 해당 법인을 대상으로 2조8500억원(10.59%)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신주 발행 이전 MBK·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을 45% 이상 보유하고 있었으나 신주 발행으로 지분이 희석되면서 지분율이 42% 아래로 하락했다.
MBK·영풍은 또 상법상 '집행임원제'의 전면 도입도 함께 제안했다. 이와 함께 주주총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이 맡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이사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현행 회일 1일 전에서 3일 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MBK·영풍은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는 10분의 1 액면분할 역시 제안했다. 주식 유동성을 높이고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제고하자는 취지다.
또 3924억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배당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더라도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재원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공개매수 물량을 지난해 소각하면서 같은 해 중간배당이 없었던 점을 고려했다는 게 MBK·영풍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명예회장에게 현직 회장과 동일한 최고 지급률을 적용하도록 한 과도한 퇴직금 지급 규정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고려아연에는 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 등 2명의 명예회장이 재직 중이다. 이들은 고(故) 최창걸 명예회장의 동생으로 최윤범 회장과는 삼촌과 조카 관계다. MBK·영풍은 "최 회장 일가로의 자산 유출을 방지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선임할 이사의 수를 이번에 임기만료되는 이사 숫자인 6인으로 정하는 안건과 함께 집중투표 방식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을 요구했다. 추천된 후보는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박병욱 후보와 최연석 MBK 파트너스 파트너, 사외이사 후보로는 오영 후보, 최병일 후보, 이선숙 후보 등이다.
MBK·영풍은 회사 측에 오는 20일까지 안건별 수용 여부를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또 주주총회 소집공고와 공시에 해당 제안 내용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MBK·영풍은 "이번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상장회사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질서와 원칙을 회복하자는 요구"라며 "고려아연이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시장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