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탄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시설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가동을 앞둔 '건설 중인 자산'만 역대 최대인 57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메모리 생산량 1위를 더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건설 중인 자산'은 56조7653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21년(18조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건설 중인 자산은 아직 생산 전 단계의 공장·설비 자산을 의미한다.
국내외 반도체 팹(공장) 투자 확대가 건설 중인 자산 증가의 핵심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평택 P4·P5(4공장·5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고 해외에서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5년간 총 233조4000억원을 반도체 시설투자에 썼다. 신규 팹과 클린룸을 먼저 확보한 후 시장 상황에 따라 장비·설비 투자를 추가하는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을 쓰고 있다.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는 5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평택 P4는 4개 생산 공간 중 2개만 가동해 왔으나 업황 회복이 확인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머지 공간 활용을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빠른 시장 대응을 위한 공사 기간 단축도 추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P4에서만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 규모의 D램 생산능력이 추가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 370억달러가 투입되는 미국 테일러 공장도 올해 하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최근 지역 정부로부터 임시사용승인(TCO)을 받았다. 장비 반입과 시험 가동을 거쳐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테일러 공장에서는 2나노(㎚·10억분의 1m) 공정 기반의 테슬라 AI 칩 'AI6'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공격적 투자 배경에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있다. 메모리 사업 호조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5조2068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0조원 늘었다. 순현금 규모는 100조6100억원으로 2022년 말 이후 3년 만에 100조원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