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생산능력 격차 올해 소폭 확대…파운드리, 이르면 올해 4분기 흑자 전환 전망

올해 삼성전자의 300㎜ 웨이퍼 기준 D램 생산량은 약 817만5000장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삼성전자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48만장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SK하이닉스(639만장)의 1.28배, 마이크론(360만장)의 2.27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생산 격차는 올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메모리 생산량 1위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시설투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47조원을 반도체 시설투자에 투입했다. 삼성전자는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향후 시장 수요와 연계한 탄력적인 설비 투자로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쉘퍼스트' 전략을 견지 중이다. '건설 중인 자산'이 57조원에 이르는 이유다.
경쟁사들이 클린룸 확보에 제약받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이미 공간을 확보해 단기 공급 확대에 나설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평택 P4(4공장) Ph(페이즈)2·4가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Ph2·4의 설비투자 등을 재개했다. 올해는 공간 활용을 위한 설비투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를 위한 1c(10나노급 6세대) 공정 생산능력 확보에 집중 중이다.
신규 팹 공간 투자도 병행한다. 평택 P5(5공장)는 최근 기초공사를 시작했으며 2028년 양산이 목표다.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천안사업장에서는 하이브리드 본딩 설비 투자도 올해 추진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가 전년보다 상당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생산능력은 삼성전자의 핵심 경쟁력이다. 가격이 급등한 범용 D램의 생산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최선단 1c D램 기반의 HBM4 양산 체계도 갖췄다. HBM4는 최대 13Gbps 속도를 구현하며 성능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가 계획 중인 '듀얼 빈(Dial Bin)' 전략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인공지능) 가속기에서 동일한 제품군에서 성능이나 스펙을 두 개 이상의 빈(등급)으로 나눠 공급할 것으로 전해진다. HBM4의 경우 최고 속도 구간(11.7Gbps 이상)과 차상위 속도 구간(10Gbps대)을 동시에 운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HBM4 판매 증가는 파운드리 사업부의 수익 회복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HBM4에 자사 파운드리 사업부가 생산한 4나노 기반의 베이스다이를 적용했다. HBM4 양산 물량이 늘수록 파운드리 가동률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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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가동을 앞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 역시 분위기가 달라졌다. 초기에는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대만 TSMC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지난해 테슬라로부터 23조원 규모 AI6 칩을 수주했고, 퀄컴의 차세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위탁 생산도 가능성도 거론된다. 2나노 공정은 1세대 양산 이후 안정화에 집중하며, 올해 하반기 2세대 공정 양산을 준비 중이다. 2세대 공정은 차세대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엑시노스 2700'에 적용될 예정이다.
비메모리 사업의 실적 개선 기대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올해 4분기 비메모리사업부의 흑자 전환 가능성을 전망한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내년 연간 흑자 가능성도 거론된다.
메모리 사업의 호조가 지속되고, 비메모리 사업의 정상화가 예상되면서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67조5617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약 42조원)의 약 4배에 달한다.
다만 '건설 중인 자산'이 본격 가동될 경우 감가상각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건설 중인 자산은 사용 전 단계로 분류돼 감가상각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가동이 시작되면 비용이 반영된다. 삼성전자의 감사인은 건설 중인 자산의 감가상각 개시 시점을 핵심감사사항으로 선정해 감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공간을 선제 확보하는 전략은 건설 중인 자산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일부 경쟁사는 공간 확보를 위해 기존 공장 용도 변경이나 외부 공장 인수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