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가전구독사업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태국에서는 서비스 출범 1년 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늘었고 가입자 수도 3만명을 넘어섰다. 현지 맞춤형 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해외 구독사업 확대에도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태국에서 구독사업을 시작한 지 약 18개월 만에 가입자수 3만명을 넘어섰다. 2024년 10월 서비스 출시 이후 1년 만에 태국 구독매출은 10배 이상(1230%)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이같은 성장세는 가입자 증가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구독사업을 시작한 후 가입자 1만명을 확보하는데 9개월이 걸렸지만 추가 1만명을 늘리는데 6개월이 소요됐다. 다시 1만명이 늘어나는데 걸린 기간은 3개월로 더 짧아졌다. 초기 시장안착 후 성장속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전형적인 'J커브'(J-curve) 패턴이다.
태국 시장에서 구독사업이 빠르게 자리잡은 배경에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오프라인 채널확대 전략이 있다. LG전자는 우선 고온다습한 태국 기후에 맞춰 위생관리서비스를 강화했다. 세탁조를 분해해 고압세척을 진행하고 고온스팀과 UV(자외선) 살균처리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제품구성 역시 차별화 요소다. 동남아 구독시장이 주로 정수기 중심으로 형성된 것과 달리 LG전자는 세탁기·냉장고 등 대형가전까지 구독모델에 포함했다. 현재 태국에서는 14개 제품군, 약 100개 제품을 구독형태로 운영된다. 구독고객의 절반 이상이 2개 이상 제품을 이용하는 '다제품 고객'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고객접점 확대전략도 성장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7월 치앙마이를 시작으로 방콕, 푸껫 등 태국 6개 주요 도시에 문을 연 'LG 익스피리언스센터'는 구독상담과 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구독 전담인력 교육 및 운영거점 역할도 수행한다. LG전자는 연말까지 태국 내 오프라인 구독채널을 100여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가전시장에서 경쟁격화와 수익성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LG전자는 구독사업을 질적 성장의 핵심축으로 삼았다. 대형가전 구독을 본격화한 2022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약 40%에 달한다. 지난해 LG전자의 구독매출은 약 2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현재까지는 국내 매출비중이 높았지만 앞으로는 해외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고 관리서비스 수요가 큰 동남아 시장이 주요 확장지역으로 꼽힌다. LG전자는 현재 말레이시아와 태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 베트남 등에서 가전구독사업을 운영한다.
LG전자는 국가별 인프라와 문화·경제적 특성에 맞춰 구독운영 방식도 현지화했다. 인도에서는 가전을 단순 소비재가 아니라 '가족의 주요 자산'으로 인식하는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유지보수 중심 모델을 도입했다. 연간 유지보수 계약인 AMC(Annual Maintenance Contract)를 기반으로 AS(고장수리)와 부품교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베트남에서는 대형 상업은행인 밀리터리뱅크(MB)와 협력해 금융연계 구독모델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