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기업들의 위기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업종이 대부분 영향권에 있어 호조세를 보여온 우리 경제 전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이란 사태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사업에 타격이 커질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부진의 늪에 빠져있는 석유화학 업종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수입 비용이 뛰어 당장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배럴당 120달러를 넘보던 국제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가능성 언급으로 80달러대로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 항공업계 역시 유가 변동에 민감한 구조라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타이어업계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 가운데 중동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 단기간에 실적이 꺾이지 않겠지만 중동 사태가 늘어지면 안심할 수 없다. 자재 수급이 불안해져 현재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공장 건설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타이어업계도 원재료비와 운임 상승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초호황기를 맞은 반도체업계도 노심초사다. 우선 헬륨 등 반도체 공정용 핵심 소재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 폭격 피해를 입은 카타르가 글로벌 헬륨 공급의 약 38%를 책임지고 있어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가시화되면서 해운사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다수의 벌크·컨테이너선이 중동 항로에 진입하지 못해 손실만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전쟁 여파로 해상운임이 껑충 뛰었지만 물동량 감소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