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사태가 길어지자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조선·전력기기업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조기종식 언급이 실현될지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404,000원 ▲4,000 +1%)·삼성중공업(27,850원 ▼700 -2.45%)·한화오션(124,400원 ▲700 +0.57%) 등 국내 조선 3사의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수주잔고는 64척 수준이다. 이 중 약 25척이 올해 카타르측에 인도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가는 척당 2억1400만~2억3000만 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카타르측에 LNG 운반선을 인도하는게 힘들어졌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카타르로 새 선박이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카타르는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고 지난 4일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한 뒤 LNG 수출터미널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선주사들 입장에서는 건조된 선박의 인수를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 일부는 조선사들이 떠안게 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카타르 LNG 운반선 전체의 인도가 1개월 지연될 때마다 조선사별로 각각 최대 약 1000억~1500억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미인도 선박에 대한 보관비용 등의 문제가 나오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력기기업계도 일시적 타격이 우려된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UAE(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와서다. 삼성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의 전사 매출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16%(합산 기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기업들은 중동 지역에서 변압기 등 전력기기를 넘어 배전기기 사업까지 확대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간 이어져 수출길이 열리지 않는다면 리스크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과 전력기기의 경우 슈퍼사이클을 타고 역대급 실적을 올려온 산업군이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총 영업이익은 5조8758억원으로 전년(2조1747억원) 대비 2배를 넘어섰다. 전력기기 기업 중 효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7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늘었고, HD현대일렉트릭은 '(연간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근접했다.
이란 사태에 이들 산업군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일단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밝힌만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선박과 전력기기 모두 북미 등 지역의 수요가 사이클을 이끌고 있고, 공급자 우위에 가까운 시장이기 때문에 '호르무즈 리스크'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에 LNG 운반선이나 변압기를 인도하는게 어려워진다 해도, 글로벌 수요는 장기적으로 볼 때 우상향할 수밖에 없는 추세"라며 "그럼에도 불확실성 제거라는 측면에서 이란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는게 더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