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철강 품목에 수출허가제를 시행하면서 올해 중국산 철강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등 대중국 무역 장벽도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산 철강 물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시장의 공급 과잉 국면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지만 최근 중동 지역 분쟁에 따른 고환율은 업계 수익성 회복에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누적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1559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줄었다. 월별로 보면 1월은 13.2% 감소한 775만톤, 2월은 2.5% 감소한 784만톤으로 각각 집계됐다.
중국 정부가 철강 제품 수출에 대해 관리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은 2024년까지 연간 10억톤이 넘는 조강 생산량을 유지하며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저가로 해외 시장에 밀어내왔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철강 공급 과잉이 심화됐고, 이에 대응해 중국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약 300여개 철강 제품에 대해 수출허가제를 시행하며 수출 물량 조절에 들어갔다. 그간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업황 둔화에 시달려온 국내 철강업계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실제로 이같은 변화는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2월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철강 제품은 11억644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억5676만 달러보다 14.2% 감소했다. 중국산 유입이 줄어들면서 주요 철강 제품의 국내 유통 가격도 지난 13일 기준 전년 대비 △열연 6.2% △후판 1.1% △철근 13.2% 등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철강 수출이 감소한데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중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산 정책과 수입 규제가 함께 작용하면서 철강 시장의 공급 압력이 일부 완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공급 과잉 완화에도 불구하고 대외 변수에 따른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중동 지역 분쟁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가 대표적이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용광로) 기반 제철소는 원재료인 철광석을 호주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고철을 전기로에 투입해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 역시 일부 원료를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완제품 수출 비중이 내수보다 낮아 환율 상승 시 원가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내추럴 헤지 등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 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는 어려운 만큼 달러 강세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철강 경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