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AI6 연말 설계 완료"…삼성 파운드리 존재감 커진다

김남이 기자
2026.03.20 11:29

머스크 "12월 AI6 테이프아웃할 수도"…삼성전자, 테일러팹에서 내년 하반기 양산 준비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로이터=뉴스1 /사진=(파리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AI 칩 'AI6'의 연내 설계 완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기대감도 커진다. 내년 하반기 AI6 칩 양산이 전망됨에 따라 그동안 부진했던 파운드리 사업의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약간의 운이 따르고 AI를 활용해 개발 속도를 높인다면 우리는 오는 12월에 AI6를 테이프 아웃(설계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AI' 시리즈 칩은 자율주행 차량과 휴머노이드 로봇, AI 모델 등에 투입되는 고성능 AI 칩이다.

AI6의 성능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머스크 CEO는 "동일한 공정 노드에서 단일 AI6 칩이 AI5 듀얼 SoC(시스템온칩) 수준의 성능에 도달할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AI5 칩 설계는 거의 완료됐고 AI6 칩 (설계)도 초기 단계에 돌입했다"며 "9개월 설계 주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AI 칩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TSMC와 함께 AI5 생산에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테슬라와 165억달러(24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AI6 칩 생산을 맡았다.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 영업이익 추정/그래픽=이지혜

AI6는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테일러 팹(공장)에서 2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해 생산될 예정이다. 통상 테이프아웃 이후 초도 샘플 생산과 성능 검증을 거쳐 양산까지 약 9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올해 말 설계가 완료될 경우 내년 하반기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파운드리 역시 준비 상황이 순조롭다고 강조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테슬라 AI칩은) 내년 하반기 테일러 팹에서 양산될 예정이고 설계와 공정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 파운드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2나노 최선단 공정의 가동률과 수율(양품비율)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한 사장은 "(테슬라와 계약은)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보다 전략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계약"이라며 "테일러 팹에서 수주한 2나노 최선단 공정은 공장 가동률을 올려야 한다"며 "수율을 올리면서 비용 절감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 파운드리는 잇따른 수주 성과로 실적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이 엔비디아를 위해 '그록3(Groq3)' 칩을 제조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해당 칩은 4나노 공정을 적용해 오는 3분기부터 출하될 예정이다. 또 최근 방한한 리사 수 AMD CEO와 HBM4 공급 관련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파운드리 분야에서 협력도 논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최신 HBM(고대역폭메모리)의 베이스다이를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가동률과 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HBM4에서는 4나노 공정의 베이스다이가 쓰였고 개발 중인 HMB5에서는 2나노 베이스다이가 활용될 예정이다.

수주 확대와 가동률 상승이 맞물리면서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 정상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파운드리 사업이 적자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 파운드리는 분기에만 1조~2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삼성 파운드리의 점유율은 7%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 파운드리 가동률이 선단공정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테일러 팹의 감가상각비 반영이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올해 유의미한 적자축소가 기대되고, 추가 수주를 통해 2027년 흑자전환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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