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 석유화학 사업재편 2호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규모가 249만톤으로 확대됐다. 정부의 감축 목표(270만~370만톤)를 달성하려면 3호, 4호 프로젝트의 성사가 필요하다.
22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4개사가 공동으로 제출한 여수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이 지난 20일 산업통상부의 최종안 승인을 받았다. 승인 심사를 신청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핵심은 여천NCC 1∼3공장 중 이미 가동을 중단한 3공장(92만톤)에 이어 2공장(47만톤)도 폐쇄하고 남은 1공장을 롯데케미칼 NCC공장과 통합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여천NCC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229만톤에서 90만톤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정부가 제시한 NCC 감축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섰다. 앞서 지난 2월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참여한 대산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를 통해 롯데케미칼이 110만톤 규모의 NCC 가동을 정지하기로 했었다. 여기에 여수 2호 프로젝트(139만톤)가 더해지면 총 감축 규모는 249만톤으로 늘어난다. 정부의 최소 감축 목표치인 270만톤까지 21만톤만 남은 것이다.
업계의 관심은 울산과 여수의 후속 구조조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이 공동 사업재편안을 논의 중이지만 속도가 더딘 상태다. 최대 변수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다. 샤힌 프로젝트는 내년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에틸렌 180만톤을 생산하게 된다. 정부가 NCC 감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신규 공급이 추가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샤힌 프로젝트를 고효율 신규 설비로 보고 감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과 신규 설비도 논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GS칼텍스와 LG화학을 중심으로 한 여수산단 후속 사업재편도 물밑에서 논의 중이다. LG화학 여수 2공장을 통합 대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사 모두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나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GS칼텍스가 합작법인에 참여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를 해소해야 하는 점 등이 협의가 지연되는 배경으로 꼽힌다. GS칼텍스 지분 50%를 보유한 미국 셰브론의 존재 역시 변수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사업재편 과정에서 직원 개별 전적 동의가 필요한 만큼 앞으로 노사 협의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회사가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되면 단순히 회사만 합쳐지는 게 아니라 임금체계와 복리후생, 직급체계, 단체협약을 어떻게 맞출지가 노사간, 회사간 핵심 협상 의제여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수 2호 사업재편 프로젝트의 승인과 동시에 여천NCC의 주주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약 8000억원 규모의 자구 노력을 추진키로 했다. 양사 각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을 유상증자해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 구조다. 또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배관·인프라 구축과 고부가 제품 전환 등을 위해 총 2532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