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사회 의장 자리, 사외이사에 맡긴다

최지은 기자, 박종진 기자
2026.03.24 04:00

주요 상장사 '경영 투명화'
대표 '경영 집중'·의장 '견제·감독'… 이사회 독립성↑
LG전자, 로봇사업 본격화… B2B 등 고수익 사업 집중

/그래픽=김현정

LG그룹 주요 상장사들이 올해부터 '사외이사 의장체제'로 전면전환한다.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지주사 ㈜LG를 비롯한 LG그룹 주요 상장사들은 이달 정기주주총회 이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의장체제는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을 방지해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지배구조로 평가된다. 사외이사 의장은 사내이사 의장과 동일하게 이사회를 소집하고 회의를 주관하며 대표이사의 경영활동 전반을 견제·감독할 수 있다. 특히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나타내는 핵심지표로 꼽힌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2018년 6월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맡아온 ㈜LG 이사회 의장도 사외이사로 전환될 전망이다. ㈜LG는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를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주총을 연 LG전자는 강수진 사외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강 의장은 공정거래 분야 법률전문가로 2021년 LG전자 이사회에 합류한 이후 내부거래위원회·감사위원회·ESG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LG화학(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G디스플레이(오정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LG에너지솔루션(박진규 고려대 기업산학협력센터 특임교수) HS애드(강평경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LG이노텍과 LG헬로비전은 2022년 이미 사외이사 의장체제를 도입했다. LG그룹 내 나머지 상장사들도 이달 중에 이사회를 통해 사외이사 의장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류재철 LG전자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주총에서 "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지만 동시에 성장의 밀도를 높일 결정적 기회"라며 "올해를 '로봇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삼고 이를 위한 세부전략을 속도감 있게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피지컬AI(인공지능) 등 로봇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기존 가전 중심 사업을 로봇과 B2B(기업간 거래)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류 사장은 올해 사업운영에 대해 △주력사업의 초격차 확대 △B2B·플랫폼·D2X(고객 접점 기반사업) 등 고수익 육성사업의 선택과 집중 △미래 성장동력의 전략적 육성 △AX(인공지능 전환)를 통한 일하는 방식혁신이란 4가지 전략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AI의 확대로 촉발되는 수많은 사업기회 중에서 그간 축적해온 독보적 사업역량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규모 있는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4대 영역(로봇· AI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스마트팩토리· AI홈)에 집중하며 전략적으로 육성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로봇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actuator)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 공급하는 B2B 부품사업을 본격화한다. 업계 최고수준의 가전용 모터 기술력과 연간 4500만대 수준의 양산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수십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의 핵심공급사가 된다는 포부다. AI 가전을 기반으로 확보한 방대한 양의 생활환경 데이터를 활용해 홈로봇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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