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6.03.18.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3/2026032315063969392_1.jpg)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AI(인공지능)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삼성전자 등 테슬라와 협업을 이어가던 우리 반도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 함의는 적잖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머스크 CEO가 21일(현지 시각) 발표한 테라팹(TerraFab·초대형 반도체 생산공장) 구축 계획에 대해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앞서 머스크 CEO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라며 테슬라의 자동차나 휴머노이드 로봇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물론 우주에서 사용 가능한 특수 반도체도 자체 설계와 제조·테스트 등을 모두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제반 기술력과 투자 여건 등이 모두 갖춰진 상태에서도 첨단 반도체 팹(공장) 설비 구축과 실제 양산 단계까지는 최소 수년이 걸린다. 무엇보다 인력난이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기술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며 "AI를 활용해 필요 인력을 최소화하더라도 대규모 팹을 운영할 인력 자원을 구하는 일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머스크 CEO가 지금까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온 능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대만 TSMC가 독점하다시피하고 삼성전자가 추격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일부 물량을 차지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나 TSMC로 가던 테슬라 발주 물량이 테슬라 자체 생산으로 바뀌는 형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 갤럭시 폰에 탑재되는 엑시노스(AP)를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생산하고 있는 구조와 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 CEO의 이런 판단은 기본적으로는 반도체 공급망 독자 확보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AI 전환 시대에 핵심인 반도체 생산을 외부에 맡기는 것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여러 정책 수단을 동원해왔다.
삼성전자(186,300원 ▼13,100 -6.57%)가 내년 하반기부터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를 양산하는 등 당장의 협력관계에는 변화가 없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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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머스크의 발언은 미국 반도체 자립화의 연장선"이라며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떠나서 미국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한다면 우선적으로 지원해주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리사 수 AMD CEO가 연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러브콜'을 보내는 등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급속히 반도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AI 투자 거품론을 일축하듯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5000억 달러 규모의 역대 최대 수준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9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세계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9.4% 성장할 전망이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머스크의 입장은 기존 반도체 회사와 경쟁을 하겠다는게 아니라 공급받기가 어려우니까 직접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시장이 커질 것이란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