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원자재 리스크에…국내 수출기업 2분기 경기전망 '급랭'

김남이 기자
2026.04.08 12:00

반도체·화장품 긍정 전망 우세했지만...불확실성 확대에 수출기업 BSI 20p↓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중동사태에 따른 원자재·에너지 비용 상승 압력 등으로 국내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소폭 하락했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선방하고 있지만 정유·석화, 철강 등 수출 중심 기업의 경기 전망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2분기 BSI는 직전분기 대비 1포인트(p) 하락한 '76'으로 집계됐다. 내수기업 지수는 78로 전분기 대비 4p 상승했으나 중동사태와 같은 대외 리스크가 겹치며 수출기업 지수(70)는 전분기 대비 20p 하락했다.

BSI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18일까지 전국 2271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했다.

전체 조사대상 업종 중 '반도체', '화장품' 업종은 기준치 100을 넘으며 2분기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봤다. 글로벌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로 호황을 맞은 반도체(118) 업종은 2분기 연속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화장품(103)은 전분기 대비 18p 하락했으나 여전히 경기 개선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정유·석유화학(56)과 철강(64)은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특히 중동사태로 인해 원료 수급 불안을 우려하는 정유·석유화학 업종은 조사대상 업종 중 지수 21p 하락했다. 전체 업종 중 하락폭이 제일 컸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줄 대내외 리스크로 제조기업 70.2%가 '원자재·에너지 비용 상승'을 지목했다. 이어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29.8%) △환율 변동성 확대(27.6%) △소비회복 둔화(19.1%) △수출수요 둔화(13.9%) 순으로 응답했다.

중동사태 등 대외 리스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말 또는 연초에 계획한 상반기 투자계획 대비 현재 투자 진행상황'을 묻는 말에 응답기업의 61.1%가 '변동 없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당초 계획보다 확대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8%였다.

다만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고 밝힌 기업도 35.1%에 달했다. 기업들은 계획보다 투자 규모가 축소 또는 지연된 요인으로 '수요 등 시장상황 악화'(26.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아울러 △에너지·원자재 등 생산비용 상승(24.4%) △관세·전쟁 등 통상환경 변화(23.9%) △자금조달 여건 악화(19.9%) 등이 주요 요인에 올랐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반도체 호조에도 통상 불확실성과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 압력이 제조업 전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정부가 비상 경제 대응체계를 가동한 가운데 경제계도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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