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광고판 바꾼 '이리온' 정민희 대표…"K-콘텐츠 경험에 AI 결합"

김재련 기자
2026.04.24 11:56

제작비·기간 절반 절감… 매출 200% 성장
AI 기반 비주얼 제작으로 광고 산업 구조 재편

[인터뷰] 이리온 정민희 대표

이리온(ERION) 정민희 대표./사진제공=이리온

"AI로 제작 프로세스 전반의 효율을 높이고, 디렉터의 머릿속에만 있던 창의성을 현실화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비주얼 테크의 본질입니다."

AI 기반 콘텐츠 제작 기업 이리온(ERION)의 정민희 대표는 창업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JYP, CJ ENM 등과 협업하며 약 10년간 K-팝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현장에서 활동해온 디렉터 출신이다. 스트레이 키즈 등 아티스트 콘텐츠와 서울패션위크 등 패션 비주얼 프로젝트를 통해 K-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다.

정민희 대표의 아날로그 사진 영상 포트폴리오./사진제공=이리온

하지만 산업 성장과 함께 구조적 한계도 뚜렷했다. 높은 제작비와 긴 제작 기간, 복잡한 인력 구조, 반복되는 수정 과정은 브랜드와 제작자 모두에게 부담이었다.

정 대표는 "콘텐츠 산업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제작 방식은 여전히 노동집약적인 구조에 머물러 있다"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속도와 비용 문제로 구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제작 시스템으로 확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리온은 AI 기반 비주얼 제작 솔루션을 중심으로, 제작 프로세스 전반을 재설계하고 확장 가능한 제작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 다양한 비주얼 콘셉트를 빠르게 시뮬레이션하고, 이미지·영상 시안을 효율적으로 제작한다. 수정 역시 전체 재촬영이 아닌 부분 수정 중심으로 이뤄진다.

정 대표는 "AI의 목적은 단순한 시간 단축이 아니라 제작 구조 자체를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고감도 비주얼 프로젝트에서도 다양한 콘셉트를 빠르게 구현해 디렉터 중심 의사결정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정 대표는 "AI 기술 상용화 이후 약 6개월 만에 매출이 200% 이상 성장했다"며 "기존 대비 제작 기간과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인력 운영 역시 보다 효율적으로 최적화해 제작 전반의 생산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패션·뷰티를 비롯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협업도 확대되고 있다.

이리온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현장 경험 기반 디렉팅 역량에 있다. 브랜드 목적과 타깃에 맞춘 기획과 전략 설계를 함께 제공한다. 정 대표는 "브랜드가 왜 이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지부터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는 그 이후 창의성을 확장하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강점은 실제 촬영과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작 구조다. 제품 촬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적용해 현실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한다. 서울 논현동 100평 규모 스튜디오에서 기존 촬영 시스템과 AI 기술을 통합 운영 중이다.

AI 확산은 산업 구조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정 대표는 "광고 제작이 대행사 중심에서 브랜드와 디렉터가 직접 연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AI 아티스트 등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하고, 제작 경험과 AI 활용 역량을 동시에 갖춘 인력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리온은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대만 등 해외 에이전시와 협업을 논의 중이며, 동아시아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까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K-팝, K-패션, K-뷰티 등 이미 형성된 글로벌 수요와 결합하면 빠른 확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민희 대표의 영상·광고 촬영 디렉팅 현장 모습./사진제공=이리온

향후에는 AI 기반 광고 제작을 넘어 자체 브랜드 IP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수 인력으로도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구축하고, 글로벌 콘텐츠 공급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이리온의 방향성을 '글로벌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기업'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국형 비주얼 디렉팅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작 솔루션 기업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며 "이리온을 글로벌 제작 표준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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