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뭉칫돈이 KT&G로 향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성장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신사업에 대한 연착륙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캐피탈그룹의 자회사 캐피탈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컴퍼니는 지난 8일 KT&G 지분 5.61%를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캐피탈그룹은 운용자산 규모 기준 세계 5위권 수준의 자산운용사로 장기 가치투자 성향이 강한 투자사로 꼽힌다.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KT&G 지분 5.01%를 신규 취득했다. 이처럼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지분을 사들이면서 시장에서는 KT&G의 기업가치 상향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해외 투자자들이 KT&G를 주목하는 건 실적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7036억원, 영업이익 36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4.3%, 27.6%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해외 담배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 1분기 해외 궐련 매출은 559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6.1% 급증했다. KT&G는 판매량·매출·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트리플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태평양과 유라시아 등 주요 권역에서 판매량이 고르게 늘어난 데다 판매단가 인상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담배사업 매출의 해외 비중은 57%를 돌파했다. 카자흐스탄에 이어 올해는 인도네시아 신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국내 담배시장의 정체를 해외 밸류체인 확대를 바탕으로 돌파하고 있다.
실적 고공행진과 함께 주가 흐름도 강세다. KT&G 주가는 최근 1년 새 11만원대에서 18만원대까지 오르며 60% 이상 상승했다. 방경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회가 직접 해외 NDR(기업설명회)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글로벌 투자자 유입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주주환원 확대와 정책의 일관성 또한 투자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KT&G는 자사주 소각을 약속한 지 한 달 만에 보유 자기주식 1086만6189주(약 1조8516억원)를 지난달 전량 소각했다. 2027년까지 약속한 소각 목표치를 일찌감치 초과 달성하면서 하반기에는 배당강화 중심의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성장 기대감을 키우는 차세대 담배(NGP) 신사업은 순항하고 있다. 올 1분기 NGP 사업매출은 2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5% 증가했고 해외 스틱 매출수량은 2000만개 늘었다. KT&G는 올해 안에 '릴 하이브리드'와 '릴 에이블' 시리즈의 글로벌 시장 독자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