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협상에 주주는 없었다"…삼성전자 주주단체, 법적 대응 검토

최지은 기자
2026.05.18 14:59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공동 대응 촉구…개인주주 결집도 추진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지난달 제기한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인용을 호소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05.13.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협상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 주주 단체가 노사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 파업이 현실화하거나 '영업이익 N%'를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 구조가 제도화할 경우 주주 재산권과 기업의 장기 투자 여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도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예탁결제원 서울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상의 재원과 산정 방식은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배당가능이익의 법리, 모든 주주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틀 안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입장문에서 "노사 자치주의 원칙을 존중해 사법적 개입을 최대한 자제해왔으나 이익 배분 구조 자체를 강제하려는 시한부 예고와 조업 중단 위협이 임박해 주주 재산권을 보전하기 위한 의사 표명이 불가피해졌다"며 "노사 어느 한쪽을 적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의 장기 가치와 모든 주주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주장하는 핵심 쟁점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일률 지급하는 제도를 단체 협약에 명문화하라는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임금 인상 협상의 범위를 넘어서 주주의 재산권과 직결되는 근본적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국민 사과문과 김민석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서도 "회사의 실질적 주인인 주주에 대한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노사 협상에 주주의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향해서도 적극적인 관여를 촉구했다. 민 대표는 "삼성전자 노사 협상은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수탁자 책임이 시험받는 사안"이라며 "삼성전자 이사회가 전체 주주 이익을 고려한 의사결정을 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향해서는 "(주주운동본부가 행동에 나선 것은) 적대적 행동주의가 아니라 원칙 기반의 주주 관여"라며 "보상 체계가 자본 규율과 배당 법리에 부합하는지 회사 측 설명과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주주 결집 움직임 역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 대표는 "총파업이 예정된 오는 21일부터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소수주주 결집 절차를 시작한다"며 "개인주주의 지분을 결집해 법이 보장한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 위법행위 유지청구(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 검토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에 돌입했다. 이번 추가 조정에서도 핵심 쟁점인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 제도화'와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두고 막판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11~13일 마라톤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제도화에 대한 사측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추가 사후조정에서도 협상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예고한 대로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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