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22일 질베르 웅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을 만나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 등 국내 산업 현장의 노사관계 불확실성에 대한 경영계 우려를 전달했다.
손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노사관계 변화, 인공지능(AI) 협력사업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손 회장은 최근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불거진 삼성전자 사례를 거론하며 기업 이익 배분 요구가 노사관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동조합이 기업의 이익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선제적 투자가 필수적인 산업"이라며 "노조의 이익 배분 요구는 기업과 국가경제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합의 이후에도 형평성 문제 등 노사관계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타 기업, 타 산업과의 형평성은 물론 기업 내부에서도 사업부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손 회장은 "경영계는 이러한 움직임이 노사관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 교섭 대상과 범위를 둘러싼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손 회장은 "노조법 개정으로 원청과 재하청 노조의 교섭이 가능해지면서 원청에 대한 교섭 요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교섭 대상과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노사관계 전반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노란봉투법'이라고 불리는 개정 노조법은 노사교섭의 당사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청과 하청,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한국 산업구조에서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늘어나면서 기업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경영계의 시각을 전달한 것이다.
한편 AI 협력과 관련해서는 지난 21일 한국 정부와 ILO 등 국제기구가 추진한 '글로벌 AI 허브' 구축에 의미를 부여했다. 손 회장은 "ILO를 비롯한 UN 기구들이 참여하는 AI 협력 플랫폼 구축은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AI 기술 발전의 혜택이 사회 전반의 생산성 향상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경총도 사회적 파트너로서 AI 전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계, 정부와의 사회적 대화에 충실히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다음달 열리는 ILO 총회에도 한국 경영계 대표로 참석한다. 손 회장은 "ILO 총회에서 각국의 상황과 노사정의 의견이 균형 있게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