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미국변호사 칼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이민정책 환경이 급변하면서, 미국 취업과 장기 체류를 준비하는 한국인 유학생 및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단연 H-1B(전문직 취업비자)와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졸업 후 실무연수 제도)다. 기존에는 미국 유학 후 OPT를 거쳐 H-1B를 받고, 이후 영주권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일반적인 루트로 여겨졌지만, 최근 정치적 분위기와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 이러한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변화는 취업비자의 문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미국 노동부(DOL)는 H-1B 및 관련 임금 기준을 대폭 상향하는 규정안을 발표했으며, 해당 안은 경력 수준에 따라 적정 임금을 최대 33%까지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견 수렴 절차 종료 후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 최종 확정 가능성이 거론되며, 이는 외국인 전문인력 채용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유학생들의 핵심 안전망이었던 OPT 제도 자체에 대한 축소 및 제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공계(STEM) 전공자의 경우 최대 3년까지 미국 내 근무를 허용해 H-1B 추첨 기회를 늘려주는 핵심 연결고리였으나, 미국 내 자국민 우선주의 기조 속에서 일부 정치권에서는 이를 외국인 인력의 편법 취업 통로로 규정하며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최고급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이민 심사 역시 전례 없이 까다로워졌다. 최근 이민정책 연구기관(NFAP) 등의 분석에 따르면 EB-1(특기자 취업이민)과 EB-2 NIW(고학력 독립이민)의 거절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보다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단순히 "고학력"이나 "전문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정적인 미국 체류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시 주목받는 분야가 EB-5(투자이민)이다. 이는 미국 내 일정 금액 이상 투자와 고용창출 요건 등을 충족하면 영주권 취득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로, 고용주 스폰서에 의존하지 않고 H-1B 추첨이나 OPT 정책 변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이에 따라 자녀 유학이나 장기 거주를 고려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H-1B 이용 비율이 가장 높은 인도의 경우, AIIA의 USCIS FOIA 자료 분석에 따르면 인도 국적자의 I-526E 접수는 2022년 대비 2025년에 약 2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모스이민컨설팅 상담 사례를 보면 의사, 연구원, IT 전문직 등 고급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보다 안정적인 장기 체류 전략" 차원에서 EB-5를 함께 검토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물론 EB-5 역시 투자금, 자금출처 소명, 프로젝트 안정성 검토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다만 H-1B와 OPT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다른 취업이민 심사까지 강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체류 전략 역시 과거와는 다른 시각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글 -모스이민컨설팅 김은정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