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수주 넘치는 韓, 佛독점 화물창 국산화 속도

김도균 기자
2026.05.28 04:04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GTT에 1척당 로열티 5% 지급
극저온 저장 관건… 화학업체 협력, 보랭 신소재 활용 전망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호황을 이어가지만 고부가 LNG(액화천연가스)·암모니아 운반선의 핵심기술인 화물창 분야는 여전히 해외의존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화물창 국산화를 위해 독점기업의 시장지배력과 특허장벽을 넘어서는 것이 과제라고 꼽았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세계에서 발주된 초대형 VLGC·VLAC(가스·암모니아운반선)는 총 36척이다. 호황기였던 2024년 연간 발주량(57척)의 63% 수준을 불과 5개월여 만에 채운 셈이다. 현재까지 국내 조선업계는 27척을 수주했는데 이는 2024년 전체 수주량 36척의 75% 규모다. 이란전쟁 등으로 글로벌 에너지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LNG·LPG(액화석유가스)·암모니아 등 에너지 운반선 확보경쟁이 본격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LNG 화물창/그래픽=김다나

문제는 선박 수주가 늘어날수록 해외 기술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로열티 부담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LNG는 액화과정을 거쳐야 부피가 기체상태 대비 600분의1 수준으로 줄어 장거리운송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LNG운반선에는 영하 163도의 극저온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고난도 화물창 기술이 필수다. 현재 글로벌 LNG 화물창 시장은 프랑스 설계업체 GTT가 80% 이상을 점유하며 사실상 독점한다. 업계에서는 조선사들이 GTT 기술을 적용할 경우 통상 선가의 약 5%를 로열티로 지급한다.

국내 조선3사인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역시 GTT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GTT에 수주한 LNG 운반선 전량의 탱크설계를 의뢰했다. HD한국조선해양도 당시 수주물량 10척 가운데 9척의 설계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국내 조선 빅3의 GTT 로열티 부담은 35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LNG 화물창 독립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액화수소·암모니아·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시장에서 극저온 저장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국산화를 추진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에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산업통상부, 한국가스공사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LNG 화물창 국산화 프로젝트를 위한 워킹그룹을 꾸리고 한국형 LNG 화물창 모델인 'KC-2'의 대형 LNG 운반선 실증작업을 추진 중이다.

GTT의 높은 시장지배력은 화물창 국산화의 가장 큰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에서 GTT 화물창 기술이 사실상 표준처럼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GTT는 국산 화물창 기술이 적용된 LNG 운반선의 국제해역 운항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보인다. GTT가 보유한 특허를 회피하는 것도 관건이다. 보랭재를 중심으로 조선업계가 화학업체와 협력해 새로운 소재를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창 기술은 미래 친환경 선박시장의 플랫폼 기술과 같은 만큼 반드시 국산화가 필요한 핵심기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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