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는 데이터센터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꼽고 있다. 막대한 전력을 쓰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산업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접근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에 에너지전환을 선순위 목표로 두고 그 위에 데이터센터 전략을 결합해 정책 정합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독일 내각을 통과한 디지털·국가현대화부(BMDS)의 '데이터센터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최소 2배로 늘리고, 고성능컴퓨팅(HPC)과 AI를 위한 컴퓨팅 용량도 4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독일은 이미 용량·수 기준 유럽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 중 한 곳이다. 100킬로와트(kW) 초과 데이터센터가 약 2000개, 5메가와트(MW) 초과 대형 데이터센터가 약 100개가 있다. 독일의 IT 접속용량은 2980MW이며 이 중 약 500MW가 AI용이다.
BMDS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전략의 3대 정책 목표를 △에너지와 지속가능성 △입지·부지 △기술과 주권으로 제시하며 "'에너지와 지속가능성'을 신뢰할 수 있고, 감당가능한 가격이며, 환경친화적 방식으로 에너지를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너지효율·재생에너지·폐열 이용·물 절약형 냉각 시스템이 지속가능성과 공급안정성의 핵심 지렛대이며 입지선정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돋보이는 대목은 높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율·에너지 효율을 자국 데이터센터 산업의 경쟁력으로 평가한 부분이다. 이 보고서는 정책 목표 중 하나로 "독일을 완전히 재생전력으로 공급되는 에너지효율적인 지속가능 데이터센터 입지로 강화한다"고 명시했다.
독일 정부는 이미 에너지효율법을 통해 2027년 1월부터 모든 데이터센터가 전력 수요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장부상 충당할 것을 의무화했다. 장부상 충당은 데이터센터가 24시간 실시간으로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기에서 나온 전력만을 직접 유입해 쓴다는 뜻은 아니다. 물리적으로 기존 전력망의 믹스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되, 자신들이 사용한 총 전력량만큼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전력구매계약(PPA)이나 인증서 구매로 시장에서 조달해 회계상 상쇄시키는 방식을 의미한다.
재생에너지 100% 장부상 충당 이행을 위해 독일 정부는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재생에너지로 자가발전을 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강화하고 있다. 또 사업자의 전력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재생에너지법(EEG) 관련 비용·망 비용에 대한 정부 보조를 지속하고 있다.
에너지효율도 계속 높여 나가고 있다. 독일 데이터센터는 2010년 약 1.8대였던 전력사용효율(PUE)을 1.43까지 개선했고 에너지효율법을 통해 이를 1.2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서버를 돌리는데 100이라는 전기가 필요하다면, 열을 식히는 냉각팬·조명 등에 80의 전기를 추가로 썼던 것을 43까지 줄였는데 이를 20으로 더 낮춘다는 의미다. 이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평균 PUE(약 1.55 ~ 1.58) 대비 크게 우수한 효율이다.
독일 정부는 아울러 데이터센터 운영의 부산물인 폐열을 지역사회 열 공급에 통합하는 과정의 실효성도 높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연방정부는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운영자에게 부과됐던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협의, 폐열 무상 제공에 대한 비과세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