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여객수 역대 최다치 기록했지만...중동전쟁 여파에 항공 수요 '주춤'

임찬영 기자
2026.06.11 14:44
지난달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 뉴시스

지난달 항공 여객수가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지만 실제 수요 흐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선 회복세에 힘입어 전체 여객은 증가했지만 운항편 확대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면서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친 전체 항공 여객수는 동월 기준 역대 최다치인 1068만92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 전체 운항편도 6만2947편을 기록해 4.9% 늘었다. 여객수 증가율이 운항편수 증가율을 밑돈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반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출발 직전 항공권을 구매하는 '임박 발권' 수요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발권 기준 미주 왕복 노선의 경우 유류할증료만 100만원에 달했다. 항공권 기본 운임이 낮아도 유류할증료가 붙으면 최종 결제 가격이 크게 뛰는 만큼 가격에 민감한 개별 여행객이 구매를 미루거나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속되는 고환율 상황도 여행 수요를 위축시키는 데 영향을 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에도 1500원 안팎에 머물렀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항공권뿐 아니라 현지 숙박비와 식비 부담도 함께 커진다. 여기에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외여행 총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항공사들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여파가 사그라질 때까지는 노선별 수익성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선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단순히 운항편을 늘리기보다 수요가 확실한 노선 중심으로 공급을 배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류할증료와 환율 변동에 따라 임박 발권 수요가 민감하게 움직이는 만큼 성수기 판매 전략도 보수적으로 짤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내 항공사들은 이미 5월부터 국제선 감편과 비운항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은 5~6월 두 달간 국제선 왕복 187편을 줄였고 진에어도 지난달까지 왕복 176편을 감편했다. 에어부산은 5월 5개 노선 55편, 이달 8개 노선 127편을 감편하는 등 운항 축소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트리니티항공)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7월까지 이스탄불, 프놈펜 등 6개 노선 27편을 감편하기로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여객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운항편 증가율을 감안하면 수요가 예상만큼 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유류할증료와 환율 부담에 고유가에 따른 감편까지 겹치면서 임박 발권 수요가 예전보다 둔화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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