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에 대한 책임 강화만으론 산업 재해 예방에 한계가 있어 근로자의 안전수칙 준수 의무를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6월 23일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한 근로자 역할 강화 방안' 보고서에서 "산업안전보건 정책상 산재 예방의 중요 주체인 근로자의 의무와 책임 제고 노력은 부족한 상태에서 사업주 처벌과 책임 강화에만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산재 예방 효과에 한계가 있어 법·제도의 개편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경총 조사 결과 응답기업(117개)에서 3년간 발생한 산업재해 중 '근로자의 안전수칙 미준수'가 주된 원인이었던 비율은 평균 58.5%로 나타났다. 근로자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73.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응답기업의 61.5%는 안전수칙 위반자 징계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주된 사유는 '근로자 반발 및 노사관계 마찰 우려(52.8%)'로 나타났다.
경총은 근로자가 법과 사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도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다는 인식,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란 안일한 태도가 중대 재해 감축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정책·제도 개선 방안으로 우선 산안법 하위법령에 명시된 근로자 의무 중 핵심인 필수 의무사항을 법률로 격상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현행 산안법 제40조는 근로자의 안전 수칙 준수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법 조문만으로는 근로자가 지켜야할 핵심 의무사항을 직관적으로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경총은 안전활동 우수자, 안전수칙 위반 유형별 포상·징계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자 스스로 안전수칙 준수에 대한 자긍심과 경각심을 동시에 갖게 해 자율적인 안전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작업 현장에서 이뤄지는 각종 자율안전활동을 안전보건교육으로 확대 인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기업의 천문학적인 안전 투자와 정부의 처벌 강화 정책에도 중대재해 감축 추세가 정체되고 있다"며 "사고의 근본 원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주와 근로자가 각자의 역할을 균형 있게 이행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안전의 노사 공동책임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