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일·정찬우 법무법인(유한) 대륜 대표변호사 인터뷰
국내 로펌 업계의 시선이 일제히 리걸테크(Legal Tech)로 향하고 있다. 방대한 판례와 법령을 분석하고 서면을 작성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AI(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결합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로펌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자체적인 리걸테크 생태계를 구축하며 법률 서비스의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고 있는 법무법인 대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대륜 서울 여의도 주사무소에서 박동일·정찬우 대표변호사를 만나 향후 방향성에 대해 물었다.
박동일 대표변호사는 현재의 법률 시장을 격변기라 진단하며, 리걸테크 도입은 의뢰인에게 최고 수준의 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변호사는 "수만건의 판례를 분석하고 서면의 뼈대를 잡는 과정에서 소모되던 물리적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시간과 에너지를 오롯이 법리적 판단에 쏟게 하는 것이 대륜이 추구하는 전문성의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대륜은 이러한 철학을 실무 현장에 구현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AI 대륜'을 도입해 지난해부터 사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륜이 지난 10여년간 축적해온 수만건의 승소 사례와 소송 데이터를 딥러닝 기술로 학습시킨 맞춤형 인공지능이다. 복잡한 사실관계 속에서 유리한 쟁점을 추출하고 유사 하급심 판례를 빠르게 찾아내는 것은 물론, 방대한 증거 요약과 교차 검증을 수행하는 실무 조력자 역할을 한다.
나아가 대륜은 자체 구축한 업무 지원 프로그램인 '로맨스로'를 통해 내부 업무 혁신의 완성도를 높였다. 시중에 출시된 범용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하고 효율적인 법률 실무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차세대 법률업무 솔루션이다. AI 비서가 탑재돼 있어 변호사들이 사건 기일 관리, 사건 기록 통합 등 업무 전반에 걸쳐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을 수 있다. AI가 개인 비서처럼 소송 실무를 꼼꼼하게 보조함으로써 변호사들의 업무 피로도를 상쇄시켜준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러한 대륜의 기술적 혁신은 내부 효율성에만 머물지 않고 법률 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의뢰인 전용 소통 애플리케이션 '마이대륜'이 그 예다. 의뢰인은 이를 통해 본인 사건의 진행 경과, 기일 안내, 서면 제출 여부 등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하며 사건 전반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받을 수 있다.
이처럼 대륜이 외부 플랫폼에 의존하는 대신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며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 대해 정찬우 대표변호사는 "철저한 고객 데이터 보호와 흔들림 없는 서비스 제공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변호사는 "외부 플랫폼에 의존할 경우 고객의 민감한 법률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리스크가 존재하고, 로펌 고유의 철학을 시스템에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며 "대륜만의 독립적인 기술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외부의 논란이나 규제 리스크에 흔들리지 않고 의뢰인의 권익 보호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짚었다.
기술 발전 속에서도 두 대표변호사는 로펌이 지켜야 할 정도(正道)를 입을 모아 강조했다. 정 대표변호사는 "결국 법정에서 의뢰인의 억울함을 대변하고 미세한 뉘앙스를 포착해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은 오직 사람, 즉 법률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대륜의 리걸테크는 변호사의 예리한 통찰을 뒷받침하고 법률 서비스의 본질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정교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변호사는 "리걸테크는 법률 시장의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파도"라며 "가장 진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의뢰인에게 가장 정교한 법률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