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의 쟁의 찬반투표가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되면서 올해 임금협상이 지난해보다 더 험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노조가 임금 인상과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데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 문제까지 교섭 테이블에 올렸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요구안에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등을 담았다.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해 정년을 최장 65세까지 늘려야 한다는 안도 포함했다.
하지만 회사측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5조938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58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8% 줄었다. 미국 관세 영향과 원자재 가격 상승, 판매보증비 증가 등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글로벌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5% 감소한 97만6219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순이익 30% 성과급은 회사 측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적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기본급 인상과 상여금 확대,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까지 맞물리면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올해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AI와 로봇을 둘러싼 고용 안정 문제다. 노조는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을 별도 요구안에 들어갔다. 완전 월급제 요구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기술직 임금은 시급제를 기반으로 산정되는데 자동화로 근로시간이 줄면 실질 임금이 감소할 수 있다는게 노조 측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과 글로벌 무역 규제 대응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용 보장 범위와 임금 체계 개편을 사측이 모두 수용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올해 협상이 단순한 임금 인상률 싸움을 넘어 미래 생산 방식 변화에 따른 비용 부담을 누가 떠안을지를 두고 맞붙는 양상으로 번지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