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중앙쟁의대책위원회(이하 쟁대위)를 출범시키며 사측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 교섭을 재개하되 다음달 6일부터 필수 협정을 제외한 모든 특근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30일 노조와 업계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이날 오후 2시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쟁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쟁대위는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에 들어갈 때 꾸리는 비상기구다. 차기 쟁대위 회의는 다음달 8일 개최될 예정이다.
노조는 출범식에서 사측과의 단체교섭을 재개하되 '투쟁과 교섭 병행'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다음달 6일부터 필수 협정을 제외한 모든 특근을 전면 중단하고 직무교육을 제외한 사측 교육도 거부하기로 했다. 사측의 회유와 협박 등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할 경우 즉각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교섭은 다음달 2일부터 재개된다. 앞서 최영일 현대차 대표는 지난 29일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을 찾아 이종철 현대차 노조지부장에게 교섭 재개를 제안했다.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난 12일 교섭 결렬 선언 이후 중단됐던 협상 테이블도 다시 꾸려지게 됐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노조는 지난 24일 전체 조합원 3만9668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적 대비 86.65% 찬성률로 안건을 가결했다. 투표율은 94.15%, 투표자 대비 찬성률은 92.03%였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가 25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올해 협상의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정년 연장, 고용 안정이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10조3648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성과급 요구 규모는 약 3조1000억원이다. 상여금 750%에서 800% 인상, 완전월급제 시행, 정년 최장 65세 연장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노조가 특근 중단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생산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향후 교섭에서 핵심 쟁점에 대한 접점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특근 중단을 넘어 부분파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9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총 16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당시 생산 차질은 7000여대, 매출 손실은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파업이 현실화하면 현대차 노조는 2년 연속 파업에 나서게 된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조5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줄었다. 미국 관세와 글로벌 경쟁 심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과 출고 일정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일괄 제시안이 없다면 교섭 재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사측이 또다시 빈손으로 나와 시간 끌기를 시도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7월 2일 교섭을 재개함과 동시에 현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쥐고 강력한 실력 행사로 사측을 압박하는 투쟁과 교섭 병행 전술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