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못줘" 중국 몽니 대처법…"이게 다 돈" 쓰레기서 광물 캔다

김지현 기자, 최경민 기자, 박한나 기자, 김도균 기자
2026.07.03 07:20

[리사이클 자원강국]<2>자원 안보 지키는 도시광산 (上)

[편집자주]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국제 분쟁의 증가 추세 속에 자원이 곧 안보인 시대가 열렸다. 리사이클링은 자원빈국에 살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거의 유일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자원강국'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확인해봤다.

[단독] '태양광 쓰레기' 재활용하면 구리·은 쏟아져…광물 서바이벌

부제 : [리사이클 자원강국]<2>자원 안보 지키는 도시광산 ①광물 확보 패러다임 전환

글로벌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그래픽=윤선정

광물을 광산이 아니라 쓰레기에서 뽑아 쓴다. 글로벌 광물 전쟁의 주요 콘셉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도시광산'의 개념이다. 버려진 가전제품, 태양광 패널, 배터리, 전선 등에서 자원을 회수하는 방향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부터 온산제련소에서 연간 1만~2만톤 규모의 태양광 폐패널을 처리해 구리, 은 등 핵심광물을 추출하고 있다. 생산 규모는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태양광 폐패널 등 리사이클 원료를 활용한 구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기준 3만3000톤에서 중장기적으로 15만톤까지 늘리기로 했다. 원료인 태양광 폐패널은 주로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인 페달포인트의 전자제품 재활용 자회사 EV테라를 통해 공급받는 구조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은 2030년 누적 800만톤에서 2050년 누적 7800만톤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같이 막대한 규모로 발생하는 폐패널을 활용할 경우 구리(동), 은, 실리콘, 알루미늄, 주석 등을 재자원화할 수 있다.

리사이클을 통해 광물을 확보하는 '도시광산' 사업은 태양광 폐패널에 그치지 않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재자원화 시장이 2023년 약 2189억 달러(약 340조원)에서 2040년 1조4000억 달러(약 22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광물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지는 트렌드 속에서, 연평균 11.3%의 성장률을 담보하는 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 예측한 것이다. 광물 빈국인 대한민국의 기업 입장에선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인공지능(AI) 및 전기차 산업 성장 등으로 막대한 규모의 폐기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고려아연을 비롯해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희토류 재활용 사업에 나설 채비를 마친 상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희토류의 경우 정광 기반 생산뿐 아니라 리사이클 역시 중요한 사업 축으로 보고 있다"고 힘을 줬다. 포스코와 에코프로는 폐배터리에서 리튬·코발트 등을, LS전선은 폐전선에서 구리를 확보하는 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최헌식 고려아연 기술연구소장은 "리사이클 기술 확보가 중요한 건 결국 공급망 안정성과 자원 안보 때문"이라며 "아울러 폐기물을 줄이고, 신규 광산 개발에 따른 환경 부담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서영민 한국희토류산업협회 사무국장은 "희토류 등 광물 리사이클의 성패는 안정적인 원료 확보에 달려 있다"며 "리사이클 생태계의 경제성을 보존해 주는 정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中이 희토류 수출 안하면 경제붕괴?…광물 '도시광산' 솔루션

-희토류부터 구리까지 리사이클 드라이브

(래버턴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호주 퍼스 북동쪽의 라버턴 근처에서 광물업체 리너스코퍼레이션이 마운트 웰드에서 생산한 희토류 광물이 담긴 유리병들. (자료사진) 2019.8.2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래버턴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주요 기업 '도시광산' 사업 현황/그래픽=최헌정

보호무역과 블록화의 확산 속에 '자원 안보'가 글로벌 경제의 화두가 되고 있다.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동시에 독립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기업들이 광물 리사이클 사업을 앞다퉈 추진하는 이유다.

미국의 싱크탱크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중국의 전 세계 희토류 생산 비중은 93%에 달한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로봇,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에 활용되는 핵심 광물로 그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최근 미중 헤게모니 다툼 기조 속에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적극 활용하는 점이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유효한 방법으로 거론되는 게 리사이클이다. 희토류는 가전제품·모터·영구자석 등에 들어있어 재자원화를 할 경우 폐기물을 줄이면서, 희토류를 만들 때 발생하는 환경오염 이슈도 우회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진 국내에서 세륨, 란탄, 네오디뮴, 디스프로슘과 같은 희토류 금속의 재자원화율은 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일부 기업은 희토류 리사이클 사업의 경제성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리엘리먼트와 미국 희토류 분리정제 생산 합작법인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총 2억 달러를 공동 투자해 미국에 연 6000톤 규모의 희토류 분리정제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개념 중 하나가 리사이클을 활용한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 순환경제 구조 구축이다. 희토류를 활용한 전기차 부품 구동모터코아를 만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입장에서 특히 중요한 콘셉트다.

천연광산과 도시광산/그래픽=최헌정

이 회사는 사용 후 폐자석 및 생산 스크랩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을 잡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사용 후 모터 및 영구자석 발생량이 증가하는 시점에는 당사의 고객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충분한 폐자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재활용은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희토류 원료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희토류 분리·정제 기술을 가진 미국의 알타리소스테크놀로지와 손을 잡았다. 양사가 보유한 폐희토자석 조달 능력과 희토류 혼합물 회수 기술, 분리·정제 기술 등을 활용해 희토류 산화물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희토류 외에도 주요 전략 광물의 재자원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큐셀은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재활용 사업 '에코리사이클(EcoRecycle)'을 시작하고, 조지아주 카터스빌 솔라허브 인근에 연간 최대 50만장의 폐모듈을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센터를 구축했다. LS전선은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자원순환형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최근 자회사 한국미래소재의 군산공장 준공을 계기로 폐전선 등에서 회수한 구리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향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및 신재생에너지 확장 등으로 인해 전선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구리 역시 전략 광물로 분류되기 시작한 상황이어서, 공급망 안정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2030년까지 배터리 원료의 30~40%를 재활용 원료로 조달한다는 목표 아래 회수·정련 기술 개발과 해외 거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그룹과 에코프로와 같은 기업들은 폐배터리 사업을 통해 니켈, 코발트, 망간, 탄산리튬 등의 광물을 회수하며 순환형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생산-배출-수거-재생산'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 역시 노린다.

미국 캘리포니아 뉴먼 지역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사진=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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