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 기술 허문다…"자원안보 '사명감'" 탈중국 공급망 구축

'난공불락' 기술 허문다…"자원안보 '사명감'" 탈중국 공급망 구축

울산=김지현 기자, 박한나 기자
2026.07.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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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클 자원강국]<2>자원 안보 지키는 도시광산 (下)

[편집자주]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국제 분쟁의 증가 추세 속에 자원이 곧 안보인 시대가 열렸다. 리사이클링은 자원빈국에 살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거의 유일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자원강국'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확인해봤다.

'희토류 순환 공급망' 고려아연…"리사이클로 자원안보 지킨다"

-희토류 리사이클의 선봉 고려아연

최헌식 고려아연 기술연구소장 /사진제공=고려아연
최헌식 고려아연 기술연구소장 /사진제공=고려아연

"탈중국 공급망 구축이라는 흐름 속 리사이클링 기술은 더 큰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지난달 5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만난 최헌식 기술연구소장은 핵심광물 리사이클링 산업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최 소장은 "현재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은 특정 국가에 상당 부분 집중돼 있다"며 "이 같은 구조에선 지정학적 갈등이나 수출 통제, 물류 차질이 발생할 경우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사이클 기술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은 자원순환 기업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폐패널을 포함해 전자폐기물, 폐배터리 등 자원순환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올해는 희토류 리사이클에 집중하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구동모터와 풍력발전, 방산, 반도체·전자부품 등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분리·정제와 영구자석 등 가공 공급망에서 중국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2공장에 있는 전자스크랩 2공장 /사진제공=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2공장에 있는 전자스크랩 2공장 /사진제공=고려아연

실제 고려아연은 지난 3월 폐모터에서 희토류 혼합물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혼합희토류를 경희토류와 중희토류로 각각 분리·정제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희토류는 용도에 따라 필요한 원소가 달라 혼합 상태로는 활용에 한계가 있다.

첨단산업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중희토류 분리·정제 분야는 기술 난이도가 높아 그동안 중국이 전 세계 상업 생산을 주도해 왔다. 호주 라이너스 등 일부 해외 기업도 중희토류 분리·상업 생산에 나서면서 비중국 공급망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려아연 역시 중희토류 생산 역량 확보를 목표로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경·중희토류 분리 기술은 현재 파일럿 단계 개발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 소장은 "생화학 기반의 희토류 분리·정제 기술을 가진 미국의 알타리소스테크놀로지와의 협력을 통해 폐영구자석으로부터 핵심 희토류를 회수하고 이를 다시 첨단산업에 공급할 수 있는 순환형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 기술 고도화와 상업화 검증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온산제련소의 제련·정련 기술과도 연계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폐태양광패널 전처리 공정 모습 /사진제공=고려아연
고려아연 폐태양광패널 전처리 공정 모습 /사진제공=고려아연

사업 고도화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및 인공지능(AI) 기업들과의 협력 역시 검토하고 있다. 전자폐기물, 폐배터리, 폐영구자석 등 다양한 2차 원료의 발생량과 품질, 금속 함량, 예상 회수율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면 어떤 원료를 어디에서 확보하고 어느 거점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2차 원료 수거와 자원순환 사업의 최종 수요자로서 데이터센터를 건설 및 운영하는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 소장은 희토류 리사이클링의 가장 큰 장벽으로 원료 조달을 꼽았다. 이를 위해 글로벌 주요 희토류 원료 공급 기업과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희토류 확보가 국가 차원의 과제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최 소장은 '사명감' 역시 강조했다. 그는 "핵심광물과 산업금속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한국은 물론 미국·호주 등 우방국 중심의 자원안보 강화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도 '광물 순환' 강화…"차별화한 인센티브 필요"

-글로벌 광물 재활용 레이스

희토류광산
희토류광산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 통제 기조 속에 세계 각국이 공급망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핵심광물 리사이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은 전기차·방산·로봇 등에 필요한 희토류 영구자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광산부터 자석 생산, 재활용까지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대표 사례가 미국 내 유일한 상업 희토류 광산을 보유한 희토류 기업 MP 머티리얼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이 회사의 지분 15%를 인수하고 중희토류 분리 설비의 자금을 지원했다. MP 머티리얼즈는 캘리포니아 마운틴패스 광산에 희토류 재활용 시설을 신설해 전자제품과 산업 폐기물에서 희토류를 회수하고 재처리할 예정이다. 애플도 재활용 부문의 투자로 참여하며 리사이클 밸류체인을 업그레이드했다.

유럽연합은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2030년까지 역내 연간 소비량 기준 재활용 25% 달성을 법제화했다. 폐배터리, 폐모터, 폐풍력발전기에서 희토류를 회수해 전체 수요의 25%를 충당하겠다는 목표다. 영구자석(NdFeB)이 포함된 제품에 자석의 포함 여부와 분리 가능성, 종류, 위치 등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해 재활용 업체가 희토류를 쉽게 회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게 포인트다.

캐나다는 약 15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전략혁신기금'(SIF)을 조성해 가공·제조·재활용 등 핵심광물 프로젝트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폐배터리·폐전자제품 등에서 리튬·니켈·코발트·흑연·희토류 등을 회수하는 기술이나 회수한 광물을 정제·가공해 배터리 소재나 첨단소재로 다시 쓰는 사업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 G7(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은 희토류와 영구자석에 대해 G7 및 파트너국 외 단일 공급자 의존도를 2030년까지 60% 미만으로 낮추기로 했다.

한국도 2030년까지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특정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떨어뜨리고 재자원화율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재명 정부는 올해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 16곳을 처음 지정한 데 이어 폐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비축하는 첫 시범사업에 착수하는 등 핵심광물 순환경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신무역전략실장은 "우리 정부가 중점적으로 봐야 할 부분은 광종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지원체계와 경제성 확보 장치"라며 "희토류는 고도의 분리·정제 기술이 필요한 반면,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금속은 상대적으로 대량 회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광종별 특성을 고려해 클러스터와 인프라, 기술개발, 인센티브 체계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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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지현 기자입니다.

박한나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박한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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