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오늘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가 기본급 8만4000원 인상과 성과금 950만원을 담은 임금성 추가 제시안을 냈지만 노동조합은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일단 내일(8일) 15차 교섭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함께 진행하며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7일 노조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울산공장 본관에서 14차 교섭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별도 요구안 일부를 논의했지만 잠정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사측은 이날 교섭에서 기본급 8만4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950만원, 주식 12주 지급을 담은 임금성 2차 추가 제시안을 냈다. 지난 2일 12차 교섭에서 제시한 1차 일괄제시안과 비교하면 기본급은 5000원, 성과금은 50만원, 주식은 2주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의 추가 제시안이 조합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노조 소식지에 따르면 이종철 현대차지부장은 이날 "논리 공방 시점은 지났다"며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고 명확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 추가 제시안은 정말 실망스럽다"며 "15차 교섭에서 임금성을 포함해 별도 요구안, 핵심 사안 전향적 안이 없다면 노조는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15차 교섭을 사실상 막판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내일 있을 15차 교섭이 마지막 기회"라며 "그 기회마저 외면한다면 남은 길은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사측의 결단이 없다면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뜻을 모아 흔들림 없이 투쟁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사측은 이날 별도 요구안 가운데 퇴직금 DC제도와 경영성과급 DC제도 도입, 장기근속자 예우 개선 등에서는 노조와 의견 일치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근속자 예우 개선은 기존 금메달 지급 방식을 한금 ETF와 금메달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바꾸는 내용이다.
다만 차별철폐와 각종 제도 개선 요구안 중 통근버스 요금 인하 문제는 추가 논의로 남았다. 사측은 울산 통근버스 요금을 기존 월 2만46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는 이날 교섭에서 "조속한 교섭 마무리를 위해 핵심 쟁점을 하나씩 가지치기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회사도 노력과 결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추가 임금성 제시가 교섭 진전에 큰 의미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일 12차 교섭에서 기본급 7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900만원, 주식 10주 지급을 담은 첫 일괄제시안을 냈다. 하지만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해 온 만큼 회사안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반발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노조는 지난달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했고 다음날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쟁의행위 요건을 갖췄다. 이후 지난 6일부터 평일 연장근로와 토요일 특근 거부에 들어가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사가 15차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파업 가능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2년 연속 파업이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조5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줄었다. 미국 관세와 글로벌 경쟁 심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길어질 경우 생산과 출고 일정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