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공장이 올해 상반기 전체 판매에서 수출비중이 절반에 육박했다. 중국 내수회복이 여전히 더딘 상황에서 현지공급망으로 생산단가를 낮춘 물량을 신흥국에 집중투입한 결과다. 수출로 가동률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실적으로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의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의 올해 1~6월 수출은 4만285대로 전년 동기(3만4864대) 대비 15.5%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판매는 9만4175대에서 8만6347대로 8.3%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이에 따라 전체 판매에서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37%에서 올해 46.7%로 뛰었다.
수출확대의 무기는 가격경쟁력이었다. 현지 부품조달과 공급망을 활용해 생산단가를 낮춘 물량으로 동남아시아·중동·중남미 등 가격에 민감한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구조다. 볼륨모델인 '엘란트라' 수출은 연초 월 900대 수준에서 5월 4664대, 6월 5378대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9월 말에 출시한 첫 중국 특화 전기차 '일렉시오'도 수출전략의 한 축이다. 중국산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탑재해 원가를 낮춘 일렉시오는 1분기 호주를 시작으로 2분기 중동·아프리카, 3분기 중남미까지 수출권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상반기 수출은 1930대인데 현대차는 연간 생산목표 3만5000대 가운데 3분의1가량인 1만대 이상을 신흥국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한때 현대차는 중국에서 5개 공장을 운영했으나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며 2개로 줄었고 남은 공장가동률도 30% 수준에 머물렀다. 수출물량 확대는 고정비 부담을 낮춰 공장가동률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침체한 내수만 바라보지 않고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그리고 세계로' 전략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숙제는 남아 있다. 올해 상반기에 베이징현대의 중국 현지판매는 5만9311대에서 4만6062대로 22.3% 감소했다. 1분기 7.6%였던 감소폭이 2분기에 36.7%로 확대됐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위주의 라인업으로는 BYD와 지리, 샤오펑 등 현지업체의 공세를 버텨내기 어려운 탓이다. 일렉시오마저 상반기 내수판매가 71대에 그치며 수출이 사실상 대부분의 판로 역할을 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인 중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현대차가 2030년 글로벌 555만대, 전동화차량 330만대 판매목표를 달성하려면 중국시장에서 실적회복이 필수다. 현대차는 지난 4월에 열린 베이징모터쇼에서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전면에 세우고 현지업체 모멘타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를 탑재한 전략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아이오닉 V'를 공개했다. 하반기 출시를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중국에만 신차 20종을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기지 전환으로 시간을 버는 사이 아이오닉 V가 내수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현지업체와 협업으로 상품성을 끌어올린 만큼 일렉시오와는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