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인프라' 피크아웃(정점) 우려와 달리 글로벌 빅테크들이 설비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 업체의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이 실린다.
22일(현지시간) 열린 2분기 실적발표에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CAPEX) 전망을 기존 최대 1900억달러에서 2050억달러(약 300조57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2분기 설비투자는 44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늘었고,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25.9% 증가했다.
알파벳은 "투자 상향 조정은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 공급을 더 빠르게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에도 설비투자가 크게 늘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AI 서비스 수요에 힘입어 80%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구글의 AI인프라 투자 확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더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에서 AI 인프라 투자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구글의 투자 계획 확대로 우려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투자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오픈AI도 이날 미국 조지아주에 3.2GW(기가와트)급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메타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함께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12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초대형 데이터센터 임대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서버용 64GB D램의 최근 현물가격은 3100달러로 6월 말 계약가격(1380달러)보다 146%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3분기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25%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테슬라도 이날 AI칩과 휴머노이드 분야 등의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삼성전자와 TSMC가 생산을 맡을 차세대 AI칩 'AI5'를 내년 중반부터 대량 양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I 투자 확대가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 수요까지 자극하며 삼성 파운드리 부문의 실적 반등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