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카인데 운전 재미까지…폴스타 3의 두 얼굴[메소드 시승기]

임찬영 기자
2026.08.18 06:15
[편집자주] 누구에게나 100% 만족을 주는 '만능카'는 없다. 대신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마이카'는 분명 존재한다. 머니투데이 자동차팀은 연기에서 역할에 깊이 몰입하는 '메소드'처럼 각기 다른 소비자의 삶에 자신을 대입해 차를 직접 경험해보는 시승기를 연재한다. 각기 다른 시선에서 느낀 장단점을 가감 없이 전해 독자들이 '나에게 맞는 차'를 찾을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폴스타3가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마련된 짐카나 공간에서 코너링하는 모습/사진= 폴스타3 제공

자녀가 있는 30·40대 운전자에게 자동차를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가족을 생각하면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이 우선이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출퇴근길이나 혼자 운전할 때 느끼는 재미도 포기하기 아쉽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실내와 디자인까지 따진다면 선택지는 더욱 좁아진다. 폴스타의 준대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폴스타 3'는 이런 욕심을 한 번에 충족시킬 수 있는 차에 가깝다.

지난 12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폴스타 3를 직접 타봤다. 전장 4900㎜, 전폭 1970㎜, 휠베이스 2985㎜에 달하는 몸집은 사실상 대형 SUV에 맞먹는 크기를 자랑했다.

가족을 위한 차에서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은 역시 뒷좌석이다. 폴스타 3는 바닥이 완전히 평평해 가운데 자리를 포함한 2열 공간을 활용하기 편하고 헤드룸과 레그룸도 여유로운 편이다. 기본 트렁크 공간은 597ℓ로 2열을 접으면 최대 1411ℓ까지 늘어난다. 트렁크 바닥 아래에도 90ℓ의 추가 수납공간이 있어 유모차나 여행 가방처럼 부피가 큰 짐을 챙겨야 하는 가족 여행에서도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전시된 폴스타3의 모습/사진= 임찬영 기자

일반도로에 나서자 패밀리카에 기대했던 모습이 나타났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부드럽게 받아냈고 속도를 높여도 차체가 불안하게 뜨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도 적었다. 회생제동 강도를 낮추거나 끄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차가 자연스럽게 굴러 내연기관차를 몰던 운전자도 쉽게 적응할 만했다. 장거리를 이동할 때 운전자와 가족 모두에게 부담이 적은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가족만을 위해 운전 재미를 내려놓은 차는 아니었다. 서킷에 들어서자 2톤(t)이 넘는 차체가 예상보다 민첩하게 움직였다. 속도를 유지한 채 코너에 진입해도 차체가 한쪽으로 크게 무너지지 않았고 방향을 바꾼 뒤 빠르게 자세를 추슬렀다. 짐카나의 슬라럼과 급격한 차선 변경 구간에서도 마치 세단을 모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폴스타3의 듀얼 모터와 퍼포먼스 트림에 들어가는 듀얼 챔버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초당 500회 속도로 노면과 차체 움직임을 분석해 자세를 제어한다. 고속 주행 때는 차체 높이도 자동으로 낮춘다. 실제 인스트럭터가 운전한 택시 드라이빙에서 시속 200㎞를 넘어섰을 때도 차체는 노면에 붙어 달리는 듯한 감각을 유지했다. 가족과 함께 탈 때는 편안하면서 혼자 스티어링 휠을 잡았을 때는 제법 스포티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폴스타 3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장거리 가족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도 강점이다. 플러스 팩을 선택하면 25개 스피커와 1610W 앰프를 갖춘 바워스앤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간다. '돌비 애트모스'와 '애비 로드 스튜디오' 모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음향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와 넓은 2열까지 더하면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가 체감하는 고급스러움에도 상당히 신경 썼다는 느낌이다.

폴스타3의 내부 모습.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해야 한다./사진= 임찬영 기자

다만 디지털 경험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다. 14.5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에 차량 기능 대부분을 넣은 탓에 주행 중 세부 설정을 바꾸려면 화면으로 시선을 옮겨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티맵 오토와 누구(NUGU) 음성 제어를 지원하지만 실제 사용해본 음성 기능도 주행 성능만큼 매끄럽다는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가족과 함께 이동할 때 조작 편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카드 형태의 디지털 키 역시 문을 열고 시동까지 걸 수 있다는 점은 편리했지만 실제 이용 과정에서는 다소 번거로운 상황이 있었다. 시동을 걸기 위해 디지털 키를 센터 콘솔 충전 패드 부근에 둬야 했는데 스마트폰 충전을 위해서는 운전 중에 이를 다시 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기능 자체보다 사용 과정의 완성도를 조금 더 다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2027년형 폴스타 3는 리어 모터와 듀얼 모터, 퍼포먼스 3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최고 출력은 각각 333마력, 544마력, 680마력이며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54㎞, 486㎞, 438㎞다. 최대 350㎾ 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2분이 걸린다. 가격은 리어 모터 7790만원, 듀얼 모터 8590만원, 퍼포먼스 9990만원부터다.

가족이 생겼다고 운전 재미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 폴스타 3를 타고 서킷과 일반도로를 오가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이다.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으로 가족에게 필요한 부분을 챙기면서 운전자에게도 즐거움을 남겨뒀다. 일부 디지털 기능의 사용성은 아쉽지만 '패밀리카는 재미없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고 싶은 운전자라면 폴스타 3는 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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