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센서만으론 부족"…LG 홈로봇 '공간 이해'로 승부

김아영 기자
2026.09.15 16:50

가전이 파악한 정보 로봇과 공유…인식 범위 넓힌다
상황 판단해 필요한 행동 결정…결과 검증까지 연결

서울 서초구 LG 데이터팩토리에서 클로이드가 세탁기 제조 공정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피지컬 AI(인공지능) 시대 홈로봇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별 센서 성능을 넘어 '공간 이해'에 초점을 맞춘 센서 전략을 강화한다. 가전과 로봇에 흩어진 센서 정보를 결합해 공간과 사람의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행동과 결과 검증까지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성혁 LG전자 상무는 15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첨단센서포럼' 기조연설에서 "단순히 좋은 센서가 아니라 실제 행동을 이끌어내고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센서로 진화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피지컬 AI를 개별 로봇에 한정하지 않고 집과 공장 등 공간 전체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서로 정보를 얻고 연산한 뒤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공간 자체도 하나의 로봇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집 전체가 하나의 인식 체계로 작동하면 홈로봇도 공간에 이미 축적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공간 정보를 확보하는 기반은 집 안에 설치된 가전이다. LG전자는 에어컨에 레이더 센서를 적용해 사람의 재실 여부와 행동, 공간 구조를 파악하고 있다. 2026년형 LG 휘센 에어컨은 레이더 센서로 사용자의 위치와 사용 패턴·공간을 분석해 상황에 맞춰 바람을 조절한다. 사람이 없는 것을 감지하면 외출모드로 자동 전환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도 줄인다. 센서가 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상황을 판단해 제품의 제어 방식까지 바꾸는 셈이다. LG전자는 이렇게 각 가전이 파악한 공간 정보를 개별 제품 안에서만 활용하지 않고 다른 가전이나 로봇과 공유하는 방향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공간 정보가 공유되면 홈로봇의 인식 방식도 달라진다. 현재 로봇은 고성능 센서로 주변 환경을 직접 인식하지만 다른 기기가 가진 정보를 활용하면 모든 상황을 자체 센서에만 의존해 파악할 필요가 줄어든다. 김 상무는 가전이 로봇에 이동할 위치를 알려주는 사례를 들며 상호 보완적인 정보 공유 모델을 제시했다.

다만 여러 기기의 센서 정보를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각각의 정보가 집 안에서 어떤 상황을 의미하는지까지 이해해야 한다. 가령 센서가 냄새를 감지했다는 사실에서 나아가 반려동물이 배변했다는 상황까지 파악하는 식이다. 이처럼 공간의 '상태'를 이해해야 AI가 다음에 벌어질 상황을 예측하고 필요한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LG전자가 제시한 센서 전략이다.

공간을 이해한 뒤에는 행동과 검증이 필요하다. AI가 필요한 행동을 결정하면 로봇이 이를 수행하고 실제 결과가 의도대로 나타났는지 다시 확인한다. 센서가 아무리 정확해도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행동이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게 김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센서 관점에서 관측 범위를 확장하고 센서를 재사용함으로써 다양한 기기와 공간이 서로 상태를 공유해야 한다"며 "그 모든 것이 검증되고 행동으로 이어지고 다시 개선될 수 있도록 루프를 만드는 것이 홈로봇을 비롯한 로봇과 피지컬 AI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한국지멘스 등 산·학·연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해 산업용·피지컬 AI 동향과 AI·센서 융합 기술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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