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버린 장씨와 최씨 신뢰…2년 넘게 '피로' 쌓이는 고려아연 사태

금가버린 장씨와 최씨 신뢰…2년 넘게 '피로' 쌓이는 고려아연 사태

최경민 기자, 김도균 기자
2026.09.15 17:4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고려아연 사태 2년이 남긴 것]②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타임라인/그래픽=윤선정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타임라인/그래픽=윤선정

'장씨 일가가 지분을, 최씨 일가가 경영을...'

고려아연(1,138,000원 ▼25,000 -2.15%)이 75년 넘게 이어온 동업 관계를 설명하는 한 문장이다. 1949년 장병희·최기호 공동 창업주가 영풍을 설립한 뒤 1974년 고려아연이 설립되면서 경영권이 구분됐다. 장씨 가문이 영풍(50,500원 ▲550 +1.1%)·영풍문고 및 전자기기·장치 사업을, 최씨가 고려아연과 비철금속 사업을 맡는 방식이었다. 영풍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되며 동업은 지속됐다.

2022년 취임한 최윤범 회장이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면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시작했다. 1975년생의 젊은 최 회장이 신사업 투자와 자금 조달을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현대차(367,000원 ▼4,500 -1.21%)그룹과 한화(137,100원 ▼6,600 -4.59%), LG화학(271,500원 ▲3,500 +1.31%) 등과 같은 우호 지분의 비중이 커졌다. 최 회장 일가의 지분은 11% 정도였는데, 각종 지분을 모두 합치면 영풍 측(약 33%)과 유사한 수준에 달할 정도였다.

결국 양 가문 사이에 유지해온 '신뢰'가 깨지는 계기가 된 셈이다. 장씨 일가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지분매수에 나선 명분은 경영진의 배임·시세조종 문제였지만, 영풍 창업 2세인 장형진 고문은 "두 가문 공동경영의 시대가 이제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MBK·영풍 연합이 지분매수를 통해 40%대의 지분율을 획득하자 최 회장측은 수세에 몰렸다. 하지만 '고려아연→SMH→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등의 수까지 동원하며 경영권 사수에 나섰다. 회심의 한 수는 미 정부 투자 유치였다. 고려아연과 미국 측의 합작법인(크루서블 JV)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크루서블 JV가 고려아연의 지분 약 10%를 확보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최 회장측 우호 지분 약 39%, MBK·영풍 측 약 42% 수준의 지분 구도를 형성하게 됐고 이 구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과 MBK·영풍은 각자 막대한 자금을 소진했다. 서로 간 비방·소송전까지 지속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속에 로펌과 증권사들만 배를 불렸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2년간의 다툼으로 피로는 극심한데 종착역은 아직 멀어 보인다. 지난 9일 열린 '제53기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이사회가 최 회장측 12명, MBK·영풍측 7명으로 재편된 후 MBK·영풍은 "분기점은 내년 정기주총"이라며 재대결을 예고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주총에서는 고려아연 이사 8명과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된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풍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사태 이후 영풍이 단독으로 개최한 자리로 MBK와 연합한 배경과 공개매수 가격 상향 등 내용을 설명하며 영풍의 입장을 전했다.  강 사장은 지난 1959년생으로 골든브릿지투자증권(현 상상인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올해로 12년째 영풍에서 재직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풍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사태 이후 영풍이 단독으로 개최한 자리로 MBK와 연합한 배경과 공개매수 가격 상향 등 내용을 설명하며 영풍의 입장을 전했다. 강 사장은 지난 1959년생으로 골든브릿지투자증권(현 상상인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올해로 12년째 영풍에서 재직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김도균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