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와이파이보다 빠른데요?"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40분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는 이날부터 새로운 안내 방송이 추가됐다. 바로 스타링크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공지였다.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적사 최초로 스타링크 기반 기내 와이파이를 한국시간 15일부터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 운 좋게도 이번에 탑승한 비행기는 아시아나항공이 스타링크 와이파이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던 A350-900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A350-900 9대와 A330-300 1대 등 10대에 스타링크를 도입하고 15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A350-900 3대와 보잉 777-300ER 등 4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하는 스타링크 와이파이는 좌석 등급에 상관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스타링크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기내 와이파이에 접속하면 된다. 기내 와이파이를 누르면 스타링크 접속 화면이 뜨고 △이어폰 착용 △음성·영상 통화 금지 △무단 촬영·스트리밍 금지 등 주의사항에 대한 동의 절차가 진행된다.
이에 동의하면 현대카드를 시작으로 괌 관광 홍보 영상 등 총 60초분량의 광고가 표출된다. 이후 "스타링크 와이파이에 연결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뜨면 자유롭게 인터넷을 즐기면 된다.
무엇보다 스타링크 와이파이의 빠른 속도가 놀라웠다. 시간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측정한 다운로드 속도는 각각 55Mbps(초당 메가비트)와 171.7Mbps로 넷플릭스가 4K 초고화질 영상 시청에 권장하는 15Mbps를 웃돌았다. 실제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물론 유튜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상도 원활하게 시청할 수 있었다.
특히 인터넷 속도가 중요한 모바일 게임에서도 끊김 없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에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노트북을 연결해 업무를 볼 때도 답답함을 느껴지지 않았다. 인터넷이 연결된 구간에서만큼은 평소 지상에서 하던 일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었던 셈이다.
다만 경로상 이용할 수 없는 구간이 있는 점은 아쉬웠다. 아시아나항공은 위성통신 승인이 제한된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영공에서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해당 영공을 벗어나야 스타링크가 다시 작동된다는 얘기다.
이날 항공편에서도 파키스탄과 중국 인근 상공을 지날 무렵부터 약 4시간가량 스타링크 접속이 차단됐다. 앞서 동영상과 게임을 원활하게 이용했던 것과 달리 인터넷 연결 자체가 되지 않았다. 총 비행시간이 11시간이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행시간의 36%가량을 사용하지 못한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느 지점부터 접속이 끊길지 미리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불편했다.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온라인으로 문서를 저장·전송하는 도중 접속이 끊기면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긴 비행의 무료함을 달래는 용도로는 만족스러웠지만 중요한 업무를 기내에서 마칠 계획이라면 연결 중단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기내 소음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인터넷 접속 과정에서 통화 금지 안내를 확인하도록 했지만 일부 승객이 이를 무시하고 통화하는 모습이 보였다. 장거리 비행에서는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즐기는 승객과 잠을 청하는 승객이 같은 공간을 쓴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기내 인터넷 사용 보편화와 함께 이어폰 착용과 통화 자제 등 이용 예절도 함께 자리 잡아야 할 것으로 보였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역시 서비스 제한 국가를 알리는데서 한발 더 나아가 해당 항공편의 예상 중단 구간과 재접속 시점을 안내한다면 스타링크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언제 인터넷이 끊기는지 알아야 승객도 보던 영상을 미리 내려받거나 진행 중인 업무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