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법상 주택재건축 사업에서 분양신청을 한 조합원이 조합에 신탁등기 및 인도를 완료한 상황에서 조합이 정한 분양계약 체결기간에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조합 정관 규정 또는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에 따라 현금청산자가 된다. 조합은 이미 신탁을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였고, 토지 및 건물도 인도받아 철거까지 완료하였으므로 현금청산자에게 별도의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다110477(본소), 2012다110484(반소) 판결).
따라서 조합은 일정 금액을 초과해서는 청산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확인청구의 소로 청산절차를 위한 매도청구소송을 갈음하곤 한다. 한편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현금청산자는 조합을 상대로 청산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산금 지급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두 소송은 본소와 반소의 형태로 병합되거나 각각 별개의 소송으로 진행된다.
조합과 청산자 모두 청산금이 지급되어야 하고 그 금액에 관하여 별도의 협의가 성립되지 않는 이상 법원의 감정 결과에 따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다. 그러나 법원이 감정한 금액을 조합이 언제 지급해야 하는지, 정확히는 '언제 지급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청산금 지급의무 이행기, 즉 지급했어야 하는 시점에 관한 쟁점이며, 그 시점이 지체된 데 따른 지연손해금(지연이자)과 직결되는 실무상 매우 민감한 영역이다.
우선 민법 제587조 후단은 매수인이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로부터 대금의 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신탁등기와 인도를 모두 마친 경우, 조합은 청산금 지급의무 이행기 도과 이후에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2020. 7. 29. 선고 2016다51170 판결). 수원고등법원에서는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 이전과 인도가 이미 완료된 상태에서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현금청산자에게 조합이 청산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이행기는 분양계약 체결기간 종료일 다음 날부터 90일이 지난 후 발생한다고 판시하였다(수원고등법원 2026. 6. 19. 선고 2025나13161 판결).
조합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면도 있다. 분양계약 체결기간이 도과한 이후 청산금에 관한 협의가 성립되지 않아 소송이 진행 중이고, 청산금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시점은 적어도 법원에서 감정인이 선임되어 감정평가서가 법원에 제출된 때일 수밖에 없고, 나아가 변론 절차에서 감정인에 대한 사실조회나 감정보완 등을 거쳐 감정평가사의 의견을 청취하고, 최종적으로 법원이 인정하는 정당한 청산금이 판결로 선고되어야 비로소 확정된다. 이처럼 청산금이 확정되기도 전에, 조합은 분양계약 체결기간이 종료되고 90일이 지나면 구체적 액수가 밝혀지지 않은 청산금 채무에 대해 이행지체 책임을 부담하게 되어 지연이자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법적 구조는 이미 대법원에서 확정적으로 판단한 바 있으므로(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0다278354, 278361 판결), 기존 법리 자체를 법정에서 다투기보다는 실무적으로 지연이자 발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조합은 분양계약 체결기간이 종료되면 비록 법률에 명시적인 규정은 없더라도, 종전자산 평가액이나 자체적으로 실시한 별도의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90일 이내에 청산금 협의를 적극 진행하고, 협의 진행 과정에서 청산금에 대한 협의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조합이 제안했던 금액에 대해서는 미리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조합이 아무런 청산금도 제시하지 않고 지급 의사조차 밝히지 않은 채 청산금 소송에만 의존하게 된다면, 위 판례 법리에 따라 분양계약 종료일 다음 날부터 90일이 지난 후에는 민법상 연 5%를, 상대방의 청산금 소송의 소장이 송달된 이후 또는 판결 이후부터(항쟁함이 상당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12%의 시점이 달리 판단될 수 있다)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의 막대한 지연이자를 고스란히 감당할 수밖에 없다. /글 법무법인 센트로 주영 부사장(법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