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매니저'라는 과장급 중간 직책을 없애고 본사조직을 10% 줄이는 등 현장경영 강화 조치에 나선다. 그룹 안팎이 경영권 분쟁으로 어지러운 때일수록 묵묵히 현장의 매출 개선을 꾀하자는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의 신념이 담긴 결정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중순 본사 조직의 직책 중 '매니저'를 없애 보고체계를 한 단계 줄였다. 이어 1000여명에 달하는 본사 직원의 10%에 달하는 100여명을 점포로 발령냈다.
◇중간 관리자 '매니저' 없애고…'팀장-팀원'으로 단순화=종전 롯데백화점 본사 조직은 '본부장-부문장-팀장-매니저-팀원'으로 구성된 총 5단계 직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중간 관리자격인 '매니저'가 없어지면서 '본부장-부문장-팀장-팀원'으로 이뤄진 총 4단계로 축소됐다. 롯데백화점 각 사업 본부와 부문에는 변화가 없지만 팀 단위 직책이 단순화된 셈이다.
종전 롯데백화점 매니저들은 직책이 사라지는 대신 롯데그룹에서 과장급 직원들을 일컫는 '책임'이라는 직급만 남는다. 각 매니저들에게 속했던 담당 직원들의 인사고과 권한도 사라진다. 매니저 직책이 사라진 만큼 담당(사원·대리급) 직책 직원들과 똑같이 팀장의 지시를 따르는 팀원으로 조직 체계가 정리됐다. 직책은 회사 내 직무상 책임을 의미하는 등급이며, 직급은 연봉 등에 영향을 미치는 직위별 등급이다.
이는 올초 2대 핵심 실무부서인 상품·영업본부 조직을 슬림화한데 이은 2번째 현장경영 강화책이다. 롯데백화점은 올 1월 상품본부를 기존 본부장, 부문장, 상품기획(MD)팀장, 선임상품기획자(CMD), 상품기획자(MD) 5단계에서 본부장, 부문장, 수석바이어, 바이어 4단계로 축소했다. 영업본부는 상품별 관리형 영업팀장을 없애고 백화점 점포의 각 층을 담당하는 실무형 '플로어장'을 신설했다.
◇직책 바꾸니 실무자 증가…본사 인력 10% 현장 발령=롯데그룹은 이미 지난 5~6년전 매니저를 없애 직책을 '팀장-팀원'으로 축소했다. 모든 계열사가 이같은 직제를 따르고 있지만 롯데백화점은 워낙 조직이 방대해 중간관리자를 없애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대표의 현장경영 방침에 따라 본사조직을 슬림화해 인원을 현장으로 재배치하기로 하면서 매니저 제도를 전격 없앤 것이다.
관리자인 매니저 직책을 없애면서 실무 직원수가 늘어나자 롯데백화점은 이 중 10%를 현장으로 발령냈다. 이들은 롯데백화점 각 점포의 지원팀으로 발령받아, 점포 상황에 따라 영업이나 영업총괄 등 다양한 업무를 맡는다.
매년 4분기는 객단가가 높아 한해 장사의 성패를 가름하는 시기로 모든 백화점들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니저라는 직책이 사라지면서 이들은 관리보다 실무역할에 중점을 두게 됐다"며 "탁상공론 대신 실제 매출이 나오는 접점에서 고객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