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상에 없던 쇼핑몰'…김해에선 무슨 일이?

김해(경남)=조철희 기자
2016.07.21 03:31

지난달 오픈한 신세계 김해점, '맘들의 천국'…섬세한 고객맞춤으로 고객몰이

신세계 김해점은 '맘들의 천국'으로 불린다. 유모차 부대 행렬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맘 고객들이 즐겨 찾는 복합쇼핑몰이다. /사진제공=신세계

지난 12일 오후, 문을 연지 20일째를 맞은 신세계 김해점에서 목격한 광경은 유모차 부대의 끊임없는 행렬이었다. 곳곳마다 유모차를 밀거나 어린아이를안은 '맘'들이 종횡무진했다.

젖먹이를 데려온 엄마들은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실, 수면실까지 갖춰진 '리틀라운지'에서 중간중간 쉬면서 쇼핑을 즐겼다. 아기들의 수영장 '베이비엔젤스'와 초등학생까지 뛰놀수 있는 '리틀신세계'에서는 자녀를 바라보는 엄마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맘들의 천국'은 옥상이 정점이었다. 국내 최초로 건물 옥상에 조성된 '뽀로로빌리지'에서 아이들은 전기자동차를 운전했고, 뽀로로 캐릭터와 함께 뛰어놀았다. 김해시 부원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경희씨(38)는 "오늘도 큰아이를 데리고 뽀로로빌리지부터 다녀왔다"며 "엄마들을 위해 특화된 쇼핑몰이라고 들었는데 집 앞 편의점을 방문하듯이 편하게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 김해점 매장 모습 /사진제공=신세계

신세계의 상권 분석은 적중했다. 인구 53만의 중소도시인 김해에는 인근 대도시인 부산과 창원으로 출퇴근하는 젊은층이 많았고, 젊은 주부들이 많아 양육과 교육, 트렌디한 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예측을 빗나간 것은 수요였다. 점포와 식당가에서 준비했던 대여용 유모차나 아동용 의자가 턱없이 모자랄 정도로 수요가 넘쳤다. 문화적 수요도 폭발적이어서 개점 전 아카데미(문화센터) 수강 신청률이 90%에 달했다.

4층에 위치한 아카데미에선 서울이나 부산 못지 않은 양질의 특강이 진행됐고, 주부 고객들이 열정적으로 청강했다. 복층 형태로 들어선 서점에도 문화 향기가 가득했다. 편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서점이 아니라 도서관 같았다.

김해점은 중소 상권 맞춤형으로 개발됐다. 서구식 쇼핑몰의 공간적 장점과 브랜드에 강점이 있는 한국 백화점의 운영 방식을 결합했다. 특히 매장을 '하이브리드'(혼성)로 구성했다. 임대업으로 분류되는 쇼핑몰은 주로 테넌트(입주매장) 임대 중심이지만 김해점은 신세계가 대부분 직영해 업종도 백화점업으로 등록했다.

1층은 해외유명브랜드 등 고급제품 매장이 많은데 정중앙에 삼송빵집 같은 맛집이나 김해에서 창업한 휴롬주스 매장이 자리잡았다. 가구점 바로 옆에 식당이 있고, 골프용품점 옆에 동물병원 몰리스펫샵이 있는 식이다. 고객들이 중간중간 쉬어가며 '양념'처럼 쇼핑하는 공간인 스파이시(spicy) MD(매장구성)가 많은 것도 특색이다.

배준석 신세계 김해점 영업기획팀장은 "상식과 틀을 깬 하이브리드 방식의 매장구성과 상품기획으로 파격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새로운 시도로 김해점은 업계에서 새로운 롤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신세계 김해점은 매장을 '하이브리드'(혼성)로 구성했다. 해외유명브랜드 등 고급제품 매장들 속 삼송빵집이 중앙에 자리잡은 1층 모습 /사진제공=신세계

복합쇼핑몰의 가장 중요한 트렌드인 F&B(식음) 시설은 모든 층에 들어섰다. 대부분 김해에 처음 선보이는 국내외 유명 맛집들로 점심시간이 지나서도 인파로 북적였다. 한 식당 직원은 "주말 점심에는 대기팀이 100팀을 넘을 정도"라고 전했다.

주부들은 저녁시간이 오면 장을 보러 1~3층 통로로 연결된 이마트로 넘어갔다. 쇼핑몰과 이마트의 시너지 효과가 커 저녁에도 많은 고객이 찾았다. 김해에서는 쇼핑하고, 먹고, 놀고, 쉬고, 장보고, 배우는 모든 것이 원스톱(one-stop)으로 가능했다. 이 때문에 고객 체류시간은 4.5시간으로 일반 점포 평균의 2배에 달했다.

김해점 구매고객 수는 지난달 23일 오픈 이후 지난 14일까지 35만명을 돌파했고, 매출은 목표치의 150%를 달성했다. 비슷한 규모 지방 점포 초기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신세계는 김해점의 인기가 단순히 개장초 '오픈빨'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객이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매일 찾는 곳'(daily destination)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신세계 관계자는 "충실한 브랜드 구성의 백화점 방식과 쇼핑몰의 하드웨어 장점을 결합한 김해점이 성공한다면 복합쇼핑몰 상권이 전국 여러 곳에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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