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에 방판으로 반격… 오리온·한국야쿠르트, '적과의 동침' 배경은?

김소연 기자
2017.02.16 16:02

'콜드브루by 바빈스키' 디저트 세트 함께 출시… 오리온 '마켓오'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야쿠르트는 '디저트카페' 트렌드 편승

오리온과 한국야쿠르트가 손 잡고 '콜드브루by 바빈스키' 커피 디저트를 선보인다. 유통업체가 아닌, 사실상 라이벌 구도인 식품업체 두 곳이 불황 속 성장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불사하는 동맹을 구축한 것이다.

16일 오리온과 한국야쿠르트는 오는 20일 '콜드브루by 바빈스키' 커피 디저트 2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마켓오 디저트 생브라우니'와 '마켓오 디저트 생크림치즈롤'로, 콜드브루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와 세트로 판매된다.

디저트 기획 및 생산은 오리온에서 담당하고 판매는 야쿠르트 아줌마, 또는 한국야쿠르트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진다. 오리온의 제조기술에 한국야쿠르트의 방판채널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꾀하는 것이다.

두 회사는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위해 지난해 7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수개월 간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번 콜라보는 한국야쿠르트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커피업계에 '콜드브루'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사실 콜드브루는 이미 커피업계에서 '더치커피'라는 이름으로 한차례 인기몰이를 했다. 커피원두에 차가운 물을 떨어뜨려 장시간 추출한 커피를 두고 서양권에서는 콜드브루, 동양에서는 더치커피라는 명칭을 써왔다. 도입 초 '커피의 눈물'이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사랑받았지만 카페인 함량이 높은 데다 차가운 물로 커피를 장시간 추출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세균이 검출돼 외면받았다.

그러나 한국야쿠르트는 제품에 '콜드브루'라는 새 이름을 씌우고 야쿠르트 아줌마가 매일 아침 배달하는 신선한 커피라는 콘셉트로 세균 논란을 잠재우고 열풍을 일으켰다. 커피전문점이 아닌 한국야쿠르트가 신선한 커피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방판채널의 경쟁력이었다. 덕분에 '콜드브루'는 커피전문점이 곳곳에 들어서 입맛이 까다로운 오피스 상권에서 오히려 힘을 발휘했고 지난해 월매출 40억~50억원의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한국야쿠르트 측은 콜드브루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최근 디저트 카페 트렌드를 감안, 오리온과 디저트 세트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디저트도 콜드브루와 마찬가지로 주문한 양만큼만 만들어 이틀 뒤 고객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방판채널의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디저트 세트 역시 신선함과 고퀄리티를 무기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리온 입장에서도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득이 많다. 오리온은 2008년 '마켓오' 브랜드로 프리미엄 제과 시장에 진출했지만 매출이 나날이 줄고 있는 상태다. 2011년 710억원이었던 마켓오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200억원으로 5년새 3분의 1토막이 됐다. 프리미엄 디저트를 표방했지만, '과자'라는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비싼 가격 저항에 부딪쳤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따라서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브랜드 파워가 있는 '콜드브루by 바빈스키'와의 콜라보는 '마켓오'의 프리미엄 디저트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 오리온이 60년간 입었던 '제과업체' 옷을 벗고 식품업체로 탈바꿈하는데 도움이 된다. 오리온은 기존 '마켓오' 레스토랑 2곳에 이어 지난해 디저트 카페 '랩오(LabO)'도 오픈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마켓오 브랜드의 프리미엄 디저트 이미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제과를 벗어나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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