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필립모리스·BAT, 면세점 담뱃값 보루당 3달러 인상

김소연 기자
2017.03.17 04:42

JTI도 인상 검토 중…엄한 정부 규제에 글로벌 담배업체 본사만 '포식'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담배 판매대

글로벌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와 BAT(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가 2년 연속 면세점 담배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정부가 내수 담배시장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펼치는 사이, 해외 담배업체들만 면세시장에서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와 BAT는 지난달 초 면세점 담배 가격을 인상했다. 제품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인상 폭은 보루당 평균 3달러(한화 약 3400원)다.

필립모리스 제품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은 '말보로 골드'의 경우 면세점에서 한 보루(10갑)당 종전 22달러에 판매하던 것을 25달러로 14% 올렸다. 판매 2,3위인 '팔리아멘트 아쿠아 블루 85'와 '말보로 레드'도 모두 22달러에서 25달러로 인상했다.

BAT 역시 대표 제품인 던힐 6mg, 1mg, 파인컷(finecut) 등을 비롯해 상당수 제품이 기존 22달러에서 지난달 25달러로 인상됐다.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면세점 담배 판매가 인상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단행된 것이다. BAT와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2월1일자로 면세점 담뱃값을 보루당 기존 19달러에서 22달러로 평균 3달러 올렸다. 2년간 가격 인상 폭은 32%에 이른다.

외국계 담배회사 중 JTI(재팬타바코인터내셔널)는 아직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면세점에서 '메비우스 스카이블루' 시리즈는 보루당 22달러를, '세븐스타'도 23달러를 유지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간 차이일 뿐, JTI도 곧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JTI는 필립모리스와 BAT가 가격을 인상하고 약 한달 후인 3월14일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JTI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시기와 인상 폭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면세점 담뱃값이 2년 연속 올랐지만, 흡연자들의 면세 담배 사랑은 꺾일 줄 모른다. 면세 가격이 급격히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시중가 대비 약 6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담배 및 담배제품) 수입액은 4억1020만달러로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2월에도 수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4%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흡연자들이 면세담배를 대량으로 구입한 것이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2015년 세금을 높여 담뱃값을 80% 파격인상한 것이 면세 담배만 특수를 누리는 엉뚱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해외브랜드 담배의 경우 한국 지사가 아닌, 글로벌 본사가 운영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납품하는 담배도 국내 생산품보다 해외 생산품, 즉 수입산이 많다. 면세점용 수입 담배의 경우 관세법을 따르기 때문에 포장지에 흡연 경고 그림·문구도 부착되지 않는다. 글로벌 담배회사들이 국내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가격을 적당히 올려 이익을 취하면서 규제도 피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오히려 외국계 담배회사 본사의 배를 불리는데 활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BAT 관계자는 "올해 가격 인상은 지난해 인상 때부터 계획됐던 일이고 내년에도 인상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시중 담뱃값과 면세 가격 차이를 줄여나가는게 정부 시책에 동참하는 길"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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