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살 때 가장 먼저 고려하게 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식음료로 한정 짓는다면 얼마나 맛있는지, 유행하는지, 독특한지, 가격이 저렴한지 등을 고려하게 되겠죠.
최근에는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적인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었고요. 번거로움까지 감수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치소비'에 동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라벨이 없는 '무라벨' 제품들을 사는 일입니다. 무라벨 제품은 비닐 폐기물을 줄이면서 분리배출을 하기 쉽게 만들어줍니다.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8.0 에코' 등 무라벨 생수 지난해 판매량이 2억9000만개로 전년 대비 12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라벨로 선보인 생수는 출시 첫해였던 2020년에만 1010만개가 팔렸다고 합니다.
풀무원다논도 떠먹는 요거트에 무라벨 포장지를 적용했다고 합니다. 아이러브요거트 2종 무라벨 제품 출시를 통해 연간 약 34톤의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 효과가 예상됩니다.
동원F&B는 요구르트 용기에 부착하던 라벨을 없앤 '소와나무 비피더스 명장' 3종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남양유업도 '떠먹는 불가리스' 무라벨 제품을 출시했고요. 두 제품 모두 물에 씻은 후 바로 분리배출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연간 약 60톤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벨을 떼어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 저감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 모든 제품이 무라벨로 출시되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요? 업계 관계자들은 "이유가 있다"며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무라벨 생수나 음료는 적재하기 좋은 모양으로 설계돼 있는데 라벨을 떼내면서 로고를 음각이나 양각으로 새기기 위해 디자인을 새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주 미묘한 차이로도 적재 효율이 떨어질 수 있어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페트병을 보면 울퉁불퉁하게 설계돼있는데 이런 작은 요소들이 제품이 배송될 때 손상되는 걸 막는다고 하는데요. 한 업계 관계자는 "라벨이 잘 제거되는 방식을 적용하는 것으로 대안을 찾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식음료의 경우 제품 의무표시 사항 표기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낱개 음료에는 100% 무라벨을 적용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제조사, 용량, 영양정보 등을 필수로 제품에 기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기존에 출시된 무라벨 제품들도 대다수가 묶음 판매 단위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생수의 경우 라벨 대신 마개쪽 비닐을 부착하면서 의무표시 사항을 따르기도 하는데요. 포장재 감축을 위해선 제품 의무표시 사항을 단순화하거나 QR코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개선되는 것이 좋겠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동시에 제품 자체의 홍보효과도 놓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마트, 편의점에서 제품을 진열해뒀을 때 정면에서 소비자에게 제품명을 인식하기 위해선 측면의 라벨 포장을 포기하긴 어렵다는 것이죠.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제외하곤 제품 홍보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워 진열 모습 자체가 광고인 경우가 많다"며 "근데 라벨을 벗기면 제품 외관이 다 비슷하게 생겨서 고민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래도 '가치소비'에 응하는 기업들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주요 가치로 떠오르고 있고 이를 실천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오늘 만약 생수를 마시게 된다면 '무라벨' 제품을 선택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