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절차 미리 준비한 적 없다"...'사전 모의' 의혹 선긋기

유엄식 기자
2025.05.21 10:52

공식 입장문 내고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 및 ABSTB 발행 과정 해명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들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MBK파트너스 앞에서 열린 'MBK 김병주 회장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ABSTB) 원금반환촉구 기자회견'에서 MBK의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홈플러스가 지난 3월 4일 새벽 긴급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에 대해 '사전에 준비한 의도된 행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관련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21일 입장문을 내고 "선제적 기업회생 절차 신청이 당사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회생신청을 예정하고 있으면서 2월 25일 매입채무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가 발행되도록 한 것 아니냐는 부정거래 혐의로 인식되고 있다"며 "당사와 주주사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하지 못했고, 회생절차도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경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륵 하락 예정 사실을 최초 통지받았다. 이후 즉시 이의신청을 준비해 이튿날 오후 2시경 한국기업평가 담당자들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MBK의 홈플러스에 대한 1000억원 상당의 지급보증 약정,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상환 조건 변경에 따른 부채비율 저감 효과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했다면, 자금보충 약정과 상환전환우선주의 조건 변경은 2025년 2월 신용 정기평정 심사 이전에 제시됐어야 한다"며 "그런데 2월 25일 예정 통지를 받은 후에 이러한 조치들을 취했다는 것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예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기업평가는 2월 27일 오후 신용등급 하락을 확정했다. 이어 28일 오후 ABSTB 및 기업어음 발행사인 신영증권으로부터 "하락한 신용등급으론 기존 융통해오던 단기 운전자금 규모의 40% 정도밖에 구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이에 따라 2025년 5월 말이면 대규모의 현금 부족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고, 2월 28일 오후 회생신청 서류작업을 위한 실무에 착수했단 게 홈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3년 대형 유통사에 회생절차 관련 자문을 구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회생절차가 적합한지 일회성 자문을 구한 적이 있지만, 자문 내용이 현실성이 부족해서 중단됐다"며 "지난 3월 회생절차 신청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와 MBK는 2월 25일 ABSTB의 발행, 판매 및 재판매의 거래 당사자가 아니며, 해당 거래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ABSTB는 신영증권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 카드사들로부터 홈플러스의 상품거래 카드 채권을 실질적으로 인수한 후, 투자자에게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이다. 이에 따라 해당 SPC의 ABSTB 발행 거래, ABSTB 인수인의 재판매 거래 등에 전혀 관여할 수도 없었고, 실제로 관여한 사실이 없단 게 홈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 ABSTB의 발행 주체인 신영증권으로부터 발행 규모(채권 수요)에 대해 사전에 확인받기만 했으며, 신영증권이 증권사 리테일 창구를 통해 ABSTB를 재판매한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신영증권은 당사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2월 28일 이후에도 계속 ABSTB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과정에서 불완전판매행위가 없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 단기채권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9일 김병주 MBK 회장을 출국정지 조치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 등의 주거지와 MBK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홈플러스와 MBK가 회사 신용등급 하락 1차 통보를 받은 2월 25일 이전에 이런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기려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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