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치킨이 하루아침에 '성지' 반열에 올랐다. 지난 30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 테이블에 앉으면서다. 누가 봐도 화려한 조합이다. AI(인공지능)를 두고 손을 맞잡은 이들의 회동 장소가 하필 '깐부치킨'이었다. 이름부터 '우리는 한 편'이라는 뜻의 깐부. AI 협력이라는 메시지와 절묘하게 겹치면서, 그날 이후 깐부치킨은 전국적 키워드가 됐다.
유명인사들의 치킨집 회동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9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광진구의 '바른치킨'에서 치맥회동을 했다. 이 회동을 계기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게 됐고 야권대통합의 시발점이 됐지만 '장소'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언론도 '광진구의 한 치킨집' 정도로만 보도했다. 2023년 8월엔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화합의 의미로 치맥회동을 가졌지만 당시에도 장소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이번엔 달랐다. "AI 깐부가 깐부치킨에서 만났다." 브랜드 이름 자체가 메시지를 완성했다. 회동의 성격과 장소, 브랜드가 하나로 묶이며 깐부치킨은 단숨에 전국 홍보 효과를 얻었다.
깐부치킨은 사실 치킨업계의 '중견 브랜드'다. 외식산업 정보업체 하이프랜차이즈가 발표한 'Korea Franchise Top 300'(한국 프랜차이즈 상위 300개사)에서 전체 148위, 치킨 부문 17위. 2024년 기준 전국 가맹점은 약 500곳 안팎으로 매출 순위는 41위(공정거래위원회 기준)이다. 시장 지배력으로만 보면 교촌·BBQ·BHC의 3강 체제에는 한참 못 미친다.하지만 이번 회동은 깐부치킨의 이름을 단숨에 1등 브랜드 못지않게 올려놨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지난 30일 저녁 8시 기준 배달의민족 검색어 1위, 쿠팡이츠 6위가 깐부치킨이었다. 업계에선 "이보다 좋은 PPL(간접강고)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브랜드 이름이 회동의 상징성과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2024년 초, 르브론 제임스의 아내 사바나 제임스가 서울 이태원의 '교촌필방' 매장을 방문해 화제가 됐다. 이후 해당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치킨 성지'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깐부치킨 역시 그 길을 밟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회동이 외신에도 'AI Leaders meet over fried chicken and beer'로 번역돼 퍼지면서, 깐부치킨은 자연스럽게 'AI 깐부의 본점'이 됐다.
다만 당장의 수혜는 상장사인 교촌치킨이 보고 있다는 평가다. 몇 안 되는 치킨 상장사인 탓에 주가는 이날 장 초반 23.31%까지 뛰었다.